영원한 숙제 '요도(妖刀)정석' -3편-
영원한 숙제 '요도(妖刀)정석' -3편-
[AI나들이]
  • 김수광|2020-02-15 오후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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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나들이]는 공개된 바둑 인공지능(릴라제로, 미니고, 엘프오픈고 등)을 활용해 대국을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AI가 모든 국면의 정답을 알 수는 없습니다. 반상에서 나타나는 경우의 수가 우주의 별보다 많아 무한대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AI의 수준은 사람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AI가 제공하는 참고도의 수준은 아주 높아서 전 세계 어떤 정상급 프로기사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만 AI의 바둑 분석을 살피는 작업은 사람의 고정관념을 탈피하게 할 수 있으며, 고수의 의견을 듣는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AI나들이]의 내용은 프로기사의 의견을 참조하고 있으며 10만~100만 사이의 비지트(visit)로 충분한 연산을 거쳐 제시한 참고도를 보여줍니다.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짚고 넘어가야할 것 같았다. 그 이름도 유명한 요도(妖刀)정석이다. AI시대에 요도정석은 잘 보이지 않는다. 사라진 것은 아니다. 변형해서 사용하고 있다. 변형한 걸 보니 오리지널 요도정석에서 약간의 불만을 발견한 모양이다.

요도정석은 눈사태정석, 대사백변정석 등과 함께 난해하기로 유명하다. 워낙 변화도 많고 복잡하기도 하다. 아무리 복잡하고 변화가 많다 하더라도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원리는 있기 마련이다. 원리를 조금이나마 발견할 수 있다면 변화가 아무리 많아도 걱정이 줄어들 것이다. 그런 이유로 최대한 단순화하고 최대한 압축하여 보려고 한다.

관련기사 ○● 영원한 숙제 '요도(妖刀)정석' -1편- (☞클릭!)
관련기사 ○● 영원한 숙제 '요도(妖刀)정석' -2편- (☞클릭!)

▼[그림1] ‘무라마사(村正)의 요도(妖刀)’란 말이 있다. '요사스런 칼 무라마사'라는 뜻이다.

일본 무로마치(室町:1336~1573) 막부 시대의 명검 중 하나가 무라마사다. 이 칼은 역사적 속 인물의 죽음이나 부상과 연관되어 유명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할아버지 기요야스는 부하의 아들한테 살해당했는데, 그때 사용한 칼이 무라마사였다. 도쿠가와의 아버지 히로타다는 무라마사로 말미암아 부상을 입었고, 장남 노부야스는 자결할 때 무라마사를 썼다. ‘저주를 불어넣어 만든 칼’, ‘요사스런 칼’ 이란 이름이 붙은 건 그래서다.

워낙 난해해서 미해결된 부분이 많고 변화가 많아서 잘못 사용하다간 자신이 다칠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 요사스러움이 닮았다고 보았는지, 어느 정석의 이름이 되었다. '무라마사의 요도정석'이라고도 하고 줄여서 요도정석이라고도 한다.

요도정석의 기본형태는 지금처럼 소목에 한칸걸치고, 두칸높은협공을 하는 데까지다. 이런 형태에서 두칸높은협공은 1928년 구보마쓰 8단이 처음 사용했다. 그 당시, 두칸높은협공은 센세이셔널했다. 실험적인 수였는데, 그 위압감이 대단하다고 평가받았던 것이다. 이후 무수한 변화가 연구되었다.


▼ [그림2] 그러다가 눈목자로 받는 방법이 개발됐다.
1952년 우칭위안과 후지사와 호사이가 벌인 십번기에서 나왔다. 이 변화 이후로 눈목자까지가 대표적인 변화가 되어서, 이제는 요도정석 하면 백1의 눈목자까지를 아울러 지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눈목자 대응을 AI는 아주 훌륭한 수 중 하나로 인정한다. 지난 번에 제시한 A의 붙임수와 함께 추천한다.


▼ [그림3] 흑 입장에서 대표적인 응수법은 흑2였다. 아니, 으레 흑2를 떠올리는 분이 많을 것이다.


▼ [그림4] 흑4까지는 눈에 익숙한 전개.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정석이였다.


▼ [그림5] 백5까지는 대표적인 정석 중의 하나였다. 여기서 눈여겨볼 수순이 하나 있다. 백3로 밀어서 흑4로 나가게 하고 나서 백5으로 뻗는다는 것이다. 백3는 흑4라는 관통하는 형태를 내주는 부분적으로는 굉장한 악수인데도, 반드시 교환하라고 교과서는 가르쳤다.


▼ [그림6] 백세모와 흑세모의 교환이 있어야 흑1로 끊을 때 백2로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후 4까지 진행하고-


▼ [그림7] 12까지가 자주 쓰던 변화였다. 결과는 호각이다. 흑이 오른쪽에서 잡히긴 했지만 13 등으로 축머리를 활용할 수 있어서 흑도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이것의 과거의 정석이다.


▼ [그림8] 가령 백1로 받으면 흑2로 들여다 보아 흑4로 씌우는 것 등이다.


▼ [그림9] 백1로 벗어나려고 하면 흑2부터 단수쳐서 흑32까지 축으로 백을 잡을 수 있다.
이와 같이 과거의 정석은 흑과 백이 호각이라고 했다.



AI의 이의제기

▼ [그림10] AI는 과거 정석에는 의문점이 있다고 한다. 우선 A는 B와 교환되어 악수이므로 두지 말고 그냥 지금처럼 3까지를 전개하면 된다는 것이다.


▼ [그림11] 흑1로 끊는다면 백2로 단수를 쳐 처리하고, 백4로 삭감을 하면 호각이 아니라 백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 [그림12] 흑1, 3엔 백2, 4로 중앙을 두텁게 쌓는다. 백은 귀를 크게 차지하고서 중앙에서도 당당한 자세를 취했다. 백이 우세하다.


▼ [그림13] 알파고는 백에게 더 좋은 수단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흑1 때 백2, 4로 파내는 것이다. 과거,교과서에서는 절대 이렇게 두지 말라고 했다. 흑에게 막강한 세력을 준다는 게 이유였다.


▼ [그림14] 그러나 지금은 판단이 달라졌다. 흑10까지 진행된 후 선수를 잡은 백이 11 등으로 견제하면 흑의 세력에 비해 백의 실리가 월등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전에도 1, 3으로 실리를 차지하는 게 좋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확신을 하지 못했는데, AI가 이런 수단을 보여주자 과감하게 둘 수 있게 되었다.


▼ [그림15] 이후 흑에게도 기분 좋은 수단은 있다. 흑1, 3으로 막아두는 수법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귀의 백이 완전한 형태라면 백에게도 좋은 수단이 기다린다.


▼ [그림16] 백1, 3으로 우변에서 터를 잡는 수단이 있는 것이다. 이런 맛이 있다는 게 백으로선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 [그림17] 이런 내막이 있어서 A의 붙임을 기피하게 되었다.



눈목자를 만났다면

▼ [그림18] 이제 이 정석은 잘 출현하지 않지만 흑으로서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인지는 알아두어야 쓸만한 연구라고 생각한다. 알파고가 파내려가는 수를 보여줬다고 해서, '이 변화는 안 나오니까 끝'이라고 생각해버린다면 트렌드를 아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상대가 각종 방법으로 틀어오는 데 대해서는 응용하지 못할 것이다.

예컨대, 인공지능이 흑을 쥐고서 2로 두어온다면 당황하지 않을까. 설혹 이런 변화가 실제로 등장하지 않는다고 해도 대응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다른 곳에도 응용할 원리들을 습득할 수 있게 되어 유익이 있다.

사실 흑2는 옛 정석책이 가르치고 있는 수다. 흑은 경우에 따라 이렇게도 둘 수 있다고 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실전에서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 인공지능은 흑 입장에서 이 수가 가장 강력하다고 한다.


▼ [그림19] 백으로선 쉽게 두어도 된다. 백1로 눌러서 3까지 늘어둔다. 이하 4까지 흑이 양쪽을 두어 발빠른 것 같지만 백도 두텁다고 한다.


▼ [그림20] 백1로 막은 뒤 흑2 때 백3에 두어 한판의 바둑이다.


▼ [그림21] 흑1 때 백2로 막는 것은 발이 느리다. 흑이 3으로 하나 걸쳐 놓은 뒤 흑5로 전개하는 게 발 빠르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 [그림22] 마찬가지로 흑이 3으로 건너는 것도 좀 느리다. 백이 4를 차지하면, 흑이 일방가인데 반해 백은 판을 넓게 사용하고 있다.


▼ [그림23] 흑1에 백2로 막는 것도 백으로선 나쁘지 않지만 난전을 각오해야 한다.


▼ [그림24] 이 전투에서 서로 최선을 다한다면 서로 비슷한 결과가 된다. 1~23까지는 하나의 예다. 그러나 실패한다면 나락으로 떨어진다. 쉽게 두어도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백이 이런 난전을 택해야 할 이유는 별로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AI가 알려주는 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그저 모든 게 순조롭게만 보이기도 한다.



AI의 파훼법을 막아서는 변칙?

▼ [그림25]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든다. 잠깐 아까의 변화로 가 본다. '백1 때 흑2로 늘면 이젠 알파고가 보여준 파훼법은 사용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사실 흑2는 상수들이 하수들을 시험할 때 많이 둬오던 변칙수법이다. 본디 이 수법은 흑쪽이 다소 불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 [그림26] 기존 정석 중 대표적인 것 중 하나인 지금 변화처럼 진행한다고 하면… AI는 이 변화가 호각이라고 한다. (흑은 가운데 백 다섯점을 잡았고 백은 귀와 변 양쪽을 차지했다.)

그럼 앞 그림 흑2로 느는 것은 단순한 변칙수가 아니라 AI의 파훼법을 막아내는 유력한 수인가?


-4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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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사|2020-02-17 오후 2:03: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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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유익하고 좋은 글에 욕설을 다는 인간들이 있다니?
그런 자들은 사석도 아니도 폐석일 뿐!
윤실수|2020-02-16 오후 5:59:00|동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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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도는 일본 역사에서 유래되었다고 했더니 자세한 설명을 했군요! 댓글은 이래야 하거늘 욕설을 늘어놓는 자들은 요도처럼 칼끝이 언젠가 자신으로 향할 것입니다.
가만놔둬|2020-02-16 오전 1:18:00|동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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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님,뭐라 말할 수 없을만큼 감사합니다. 바둑 전문사이트의 체면을 살리고 있는 유일한 칼럼!
천리추풍|2020-02-15 오후 11:17: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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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7단 15년차인데 카타고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설치해
접바둑을 두었더니 9점부터 위압감이 느껴지더군요.
다행히 그래픽 카드가 가장 싸구려라 4점까지는 필사적으로 버텼습니다만
3점은 안될것 같아요^^.
천리추풍|2020-02-15 오후 11:07: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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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도정석에 관한 프로기사들의 연구는 계속 될 것이다.
라는 문구는 신뢰성이 없습니다. 아무도 연구하지 않을 것이고
한다고 해도 성과를 얻어낼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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