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인사 대천명. 박정환이 거둔 본선리그 성적은 5승 2패. 다음 대국에서 박영훈이 김지석을 꺾어줘야 결승에 진출한다.
'대마가 죽는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 국후 박정환 9단
관전객들만 조마조마했다. 백이 펼친 그물 안에서 좌충우돌하는 흑대마. 사느냐 죽느냐. 중반부터 신진서는 대마사냥에 올인, 승부를 걸었다. 외줄 타기였지만, 박정환은 이미 사는 길을 보고 있었다.
최종수순은 169수. 박정환이 흑 대마를 잇는 마늘모를 두자 허탈한 듯 고개를 젓던 신진서가 돌을 쓸어 담고 복기를 시작했다. 대국마다 30분에서 1시간 이상 시간을 남겼던 신진서가 오랜만에 초읽기에 몰린 대국이었다.
국후 박정환은 '최선을 다해서 일곱 판을 다 뒀다. 나까지 지면 랭킹 최상위권 선수들이 다 (신진서 선수에게) 힘없이 패하는 거라 더 열심히 둔 것 같다. 자력으로 결승에 올라갈 수 없어졌을 때 오히려 마음이 편해져서 마지막 두 판을 이길 수 있었다.'라면서 박영훈 9단에게 '응원할 테니까 잘 두셨으면...'이라면서 웃었다.
▲ 최고기사 결정전의 하이라이트. 랭킹 1위와 2위의 격돌이었다.
국내 최정상 8인이 펼치는 풀리그. 쏘팔코사놀배 최고기사결정전 7회전 3경기(본선 27국). 박정환 9단은 전승가도를 달리던 신진서 9단에게 '1패'를 안겼다.
박정환과 신진서. 지난 LG배 이후 첫 공식대국이었다. 각종 이벤트 대회와 인터넷 대국에서 박정환이 신진서에게 연전연패 당하고 있었기에 더욱더 값진 1승이었다. 내용도 최고 중에 최고기사가 격돌한 '혈전'이었다. 결국 박정환이 이겼다. 진인사 대천명. 이제 기다림만 남았다.
▲ 인터뷰 중인 박정환 9단.신진서가 잡으러 가지 않았다면 형세가 어떠했는지 묻자 '만만치 않다고 생각했는데, 백 두터움이 어느 정도 빛을 발하는지 모르겠다. 일단은 계가만 하면 흑 실리가 많기 때문에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마지막 대국에서 졌지만, 신진서는 6승 1패로 1위. 이미 결승진출을 확정지은 터였다. 박정환은 5승 2패. 아직 한판이 남은 김지석이 4승 2패다. 김지석은 26일 벌어질 7라운드 4경기에서 박영훈에게 이기면 결승 진출한다. 같은 5승 2패라도 승자승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지난 2월 17일 열린 2라운드 2경기에서 김지석이 박정환을 꺾었다.) 반대로 박영훈이 이기면 자동으로 박정환이 결승진출하게 된다.
국후 신진서는 '누가 올라와도 나의 바둑을 두겠다. 전승을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모든 판이 기억에 남지만, 마지막 박정환 9단과 대국이 가장 인상깊다. 내용도 재미있었다.'라는 소감을 남기면서 '결승전에선 더 집중하겠다. 장고대국이라 체력안배에 신경쓰고 포석에서 밀리지 않도록 공부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박정환 9단. 결승진출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마지막 대국을 이기고, 남은 대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본선리그 마지막 대국은 26일 오후 1시부터 열린다. 김지석 9단과 박영훈 9단이 대결한다. 김지석은 이 대국을 이겨야 결승전에 가는 중요한 일전. 박영훈은 이미 1승 5패로 '마음을 비운' 무서운 상대다.
쏘팔코사놀배는 상위 1ㆍ2위가 결승5번기로 초대 우승컵을 다툰다. 다음 대회는 도전기제로 진행하고 올해 리그 2위에서 5위까지 4명이 차기 대회 시드를 받는다.
본선리그 출전선수는 신진서(20)ㆍ박정환(27)ㆍ신민준(21)ㆍ이동훈(22)ㆍ변상일(23)ㆍ김지석(31)ㆍ강동윤(31)ㆍ박영훈(35) 9단이다. 본선은 총 28판이다. 순위는 다승-승자승-동률재대국으로 결정한다.
쏘팔코사놀 최고기사 결정전은 한국기원이 주최 · 주관하고 K바둑이 주관방송을 맡았다. (주)인포벨이 후원한다. 우승상금은 7천만 원, 준우승상금 2천만 원. 상금과 별도로 지급하는 본선리그 대국료는 매판 승자에게 200만 원, 패자에게 100만 원이다. 본선리그 모든 판을 K바둑이 생방송하고, 사이버오로가 수순중계한다.
▲ 6승 1패로 마무리. 리그전적 1위로 결승 진출은 이미 정해졌던 신진서였다.
▲ 랭킹 2위 박정환. LG배 결승 이후 비공식 대결에서 신진서를 만나기만 하면 패했었다.
▲ 중반 무렵부터 흑대마 공격에 올인했던 신진서. 결승진출을 이미 확정한 상황이어서 대국결과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 박정환은 '초반에는 흑은 실리, 백은 두터움을 찾아 갔다. 중반에 신진서 선수가 대마를 다 잡으러 오면서 그렇게 악수 교환을 할 줄 몰랐다. 대마사활이 좀 떨리긴 했는데 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봤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