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란배 첫우승, 네번째 세계대회 우승을 달성한 박정환.
박정환 9단이 춘란배에서 첫 우승을 달성했다.
27일 중국 저장(浙江)성 타이저우(泰州)시 춘란국빈관(春兰国宾馆)에서 끝난 제12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 결승3번기 2국에서 박정환 9단이 박영훈 9단에게 210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2-0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1국에서 완벽에 가까운 내용으로 승리한 박정환이었지만 2국에서 박정환은 고전했다. 상변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면서 제공권을 완전히 상대에게 내주었다. 바둑TV에서 이 바둑을 해설 한 이희성 9단은 “끝났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했을 정도였다.
승부란 게 희한하다. 승리를 굳혀가는 수순을 밟고 있던 박영훈은 강하게만 두었고 급기야 박정환보다 더 큰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다. 중앙에서 상대돌을 한칸 잘못 씌웠다. 이를 정확하게 찔러간 박정환이 거꾸로 필승지세를 구축했다. 박영훈은 30집 가까운 손해를 보았는데 역전을 노려보기엔 너무 늦은 시점이었다.
▲ 결승2국을 치르던 모습. 박정환(왼쪽)-박영훈.
사이버오로에서 이 바둑을 해설한 신민준 9단은 “박정환 9단이 상변에서 따낸 수(96)은 너무 큰 실수여서 이 바둑이 이대로 끝나는가 싶었는데 박영훈 9단이 귀의 백까지 모두 잡으러가서 바둑이 어려워졌다. 이후에도 147이 씌운 수가 패착이다. 이 수 대신 날일자로 뒀다면 문제없었다. 이후로는 박정환 9단이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총평했다.
▲ 박영훈.
박정환은 꿈에 그리던 세계대회 타이틀 추가를 이뤄냈다. 2018년 1월 제3회 몽백합배 우승 이후 1년 6개월 만에 메이저세계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번 우승으로 세계대회 타이틀 획득수는 4를 만들었다. 반면 박영훈은 이 대회에서 연속 준우승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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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부터 시작한 춘란배는 중국 가전업체인 춘란그룹이 후원하는 세계대회로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 30분에 1분 초읽기 5회, 덤 7집반이며 우승상금은 15만 달러(약 1억 7700만원), 준우승 상금은 5만 달러(약 5900만원)다.
그동안 춘란배에선 한국이 6회로 가장 많이 우승했으며 중국이 5회, 일본이 1회 우승했다. 지난 대회 결승에서는 탄샤오 9단이 박영훈 9단에게 2-1로 승리하며 세계대회 첫 정상에 올랐다
박정환의 치명적 실수
▼ [그림1] 박영훈이 흑1로 단수쳤을 때 박정환이 고민을 하자 오로대국실에서 해설하고 있던 신민준은 의아해했다. A로 받을 수밖에 없는 자리인데도 고민을 하기 때문이었다.
▼ [그림2] 박정환은 백1로 따냈다.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흑2, 4 뒤 백은 중앙 한점을 살릴 수 없었고 백5로 물러나고 말았다. 박영훈이 6으로 따내자 팽팽했던 바둑은 일순간에 박영훈 쪽으로 기울었다.
▼ [그림3] 백1을 살려 싸우자고 하면 흑4까지 간단하게 백세모들이 잡힌다.
▼ [그림4] 실전에서 박정환은 쓰린 전투를 지속했다. 흑20까지 흑은 점점 중앙에서 두터워지고 백은 여기저기 찢긴 형국이다. 바둑은 여기에서 박영훈의 승리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 [그림5] 쉽게 정리하면 이길 수 있었던 바둑이었는데 박영훈은 계속 '조금만 더'를 외치다가 수읽기 착오를 일으키고 만다. 흑3이 그것이다. 중앙 백 요석을 잡고서 우상 흑을 살렸다고 생각한 것인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 [그림6] 백1이라는 좋은 수가 있었다. 박정환은 이를 정확히 찾아냈고 흑은 응수두절이 되었다. 흑2로 잡는다면 백3의 탈출이 가능하다. 이하 16까지 흑이 차단을 노릴 때 백17이 들으므로 이하 21까지 백은 모두 연결된다.
▼ [그림7] 앞서의 수단이 있어 실전에선 박영훈은 백1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다. 흑2로 중앙 요석을 잡았지만 백3으로 잡힌 피해가 너무 컸다. 외려 박정환의 필승지세가 되었다.
▼ [그림8] 신민준은 '흑1로 두었다면 박영훈 9단이 승리했을 것.'이라고 했다.
▼ [그림9] 백1로 도망치려고 해봐도 흑4까지 그물에 걸린다.
▼ [그림10] 백1, 3, 5로 패를 만들 수는 있지만 흑은 팻감이 충분하다. 일단 흑6으로 따내고-
▼ [그림11] 이하 18까지 흑은 패의 대가로 우상에서 중앙으로 나온 돌을 되살리기만 해도 아주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