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훈 9단, "디아나 양에게 위로와 더불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칼럼]
  • 류시훈|2018-05-02 오후 06:31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
  • 카카오스토리
  • 구글+
▲ 20대 전성기 시절의 류시훈 9단. 어릴 때 이창호와 더불어 큰 기대를 받았던 류시훈 9단은 일본으로 건너가 입단했고, 1994년 20기 일본 천원전에서 린 하이펑 9단을 꺾고 최초로 빅타이틀을 획득해 일본무대 정상에 섰다. 이후 96년까지 천원전 3연패를 달성하는 등 각종 기전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였다.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시훈 9단이 지금 한국바둑계를 온통 소용돌이에 휘몰아넣고 있는 '김성룡 성폭행 의혹사건'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페이스북을 통해 '요즘 한국바둑계를 생각하면 우울하다'고 운을 뗀 류9단은, '먼저 한국 출신 기사로서 미안하다'고 피해자에게 사과부터 한 뒤 후배인 김성룡 9단에게 '모습을 감춘 건 최악 중의 최악의 행동이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아니,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하루 빨리 디아나 양에게, 그리고 모든 이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류시훈 9단의 허락을 받고 전문을 올린다. [편집자주]



요즘 한국 바둑계를 생각하면 우울하다.
2주일 정도 전에 벌어진 미투사건 때문이다.

피해자인 디아나 양이 용기를 내어 하기 어려운 말을 해준 덕분에 오랜시간 감추어졌던 추한 사실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 디아나 양에게 위로와 더불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김성룡 9단이 매력적인 여성에 반한 나머지 해서는 안돼는 일을 저질렀고, 그 순간적인 욕망으로 인해 이제 인생이 끝장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아이를 둘 가진 가장으로서, 이후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려나, 걱정까지 했다.

당연히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바둑팬들에게도 공적으로 사죄문이 나오기를 기다렸는데...
상대가 합의한 관계라는 말만 남긴 채 종적을 감추었고, 그리고 변호사를 위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마도 섣불리 본인이 나서면 안된다고 누군가에게 조언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나중에 재판까지 갔을 때 불리해진다든지 여러가지 말을 듣고 있으리라는 상상이 간다.

나도 예전에 피해자 입장에서 변호사를 위임하고 재판까지 벌인 일이 있다.
1년 이상 걸려서 재판은 승리했고, 상대방으로부터 위자료도 받았다.
재판은 승리했지만 수많은 시간과 정열을 낭비했고, 당시 받은 상처는 오랜시간 그대로 가지고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일본 격언에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했을 때에만 적용되는 말일 것이다.

이 세상은 피해자에게 가혹하다.
내 경험으로는 피해자가 받은 상처를 치유해줄 수 있는 판결은 절대 재판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김성룡이 변호사 말만 믿고 법률적인 조언대로만 움직인다면 아마도 재판에서 이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수많은 바둑팬, 바둑 관계자 분들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는 게 프로기사다.

그가 계속해서 바둑계에 남을 수 있더라도 과연 앞으로 누군가가 그를 필요로 해줄까?

모습을 감춘 건 최악 중의 최악의 행동이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아니,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하루 빨리 디아나 양에게, 그리고 모든 이들에게 사죄해야 한다.

먼 나라에서 홀로 한국으로 와서 그런 일을 당하며 힘들었을 디아나 양.
한국 출신의 기사로서 사죄를 드립니다. 이후의 인생에는 늘 행복한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일본에서 류시훈>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
  • 카카오스토리
  • 구글+
목록
댓글쓰기














확인

띄어쓰기 포함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400바이트)
아제|2018-05-04 오전 1:44:00|동감 0
동감 댓글
류시훈9단의 어머님도 여성바둑계에 있으셧는데.... 어쨋든 류9단의 인품을 존경 합니다.일본기원의 임해봉급
kim5252|2018-05-03 오후 6:36:00|동감 0
동감 댓글
류시훈 고수님 나이가 있음에도 일본에서 활약을 많이하더군요
좋은말씀 잘보았습니다
일본에서 활약하는 기사님들 대표해서 올린글이라고 알고 있겠습니다
일본에서 활약하고 국가적으로도 앤화를 벌어들이는 애국자이신 한국바둑 기사님들 건강하시고 좋은날만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여름낚시|2018-05-03 오후 2:02:00|동감 4
동감 댓글
법으로 대법원 판결까지 가더라도 디아나가 이길 걸로 본다. 최소한 지는 일은 없을 걸로 확신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계속 고통스런 기억을 되살려야 할 것이고 아마 심신이 만신창이가 될 것이다. 이건 3차 4차 가해다.한국민들은 너무도 끔찍한 단역배우 자매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성폭행보다는 경찰 등의 추가적인 가해로 참혹한 결말을 맺고 말았다. 김성룡과 홍석현, 유창혁은 정말 대법원 판결까지 받아보자 이건가?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
reply 물소리15 경찰에서도성폭행사건은여성경찰이맡아야한다고생각합니다.지금도그렇게하고있는지모르겠지만...
2018-05-03 오후 3:51:00
天上逅愛|2018-05-03 오후 1:23:00|동감 1
동감 댓글
그 누구도 디아나프로의 아픔보다 더 한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
평생을 가지고 가야하는 아픔을 누가 어떻게 다듬어줄수 있는가..
합의에 의한 관계라고?
김성룡 혼자만의 사고 이겠지.
tlsadd|2018-05-03 오전 11:55:00|동감 1
동감 댓글
어이, 충암동문들, 말좀 해보시게????
스티븐10R|2018-05-03 오전 10:40:00|동감 1
동감 댓글
디아나가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까발린게 아니란걸 왜 모르나? 조금이라도 위로받고 치유받고 싶어 오픈한건데, 그에 대해서 힘으로 대응하다니...쳐 주 길 놈. 저런 쓰레기는 회학적거세가 어떨지.
초약말약|2018-05-03 오전 10:19:00|동감 3
동감 댓글
추악한 미꾸라지 한마리를 통해 바둑계의 현재의 모습이 보인다. 얽키고 섞인 연줄과 인정과 인맥으로 추잡함을 보고도 못본척, 소수의 다가지고 군림하는 메이저와 그러한 메이저를 고개 뿌러질듯 묵묵히 받쳐주고 있는 수많은 마이너들과의 구분, 아무리 외쳐도 꿈쩍않는 총재와 사무총장,....입바른 소리 잘하는 쎄도리는 입두었다 뭐하는지...제 밥그릇 찾는데만 나불거리는 입인지..뺏지만 달고 폼잡는 후년사범은 여전히 뒷짐인지...여전히 돌아앉은 돌부처는 반상만 뚜러져라 바라보고있는지...봉수사범은 봉수중인가? 장비사범, 능욱사범,규병사범등 일일이 다 거명하기도 어려운 대감사범들.. 전임 째호 총장, 전임 거니 기사회장들은 다들 소풍갔는지....여전히 행마를 보고있는건지...형세파악중인지....똥인지 거름인지도 구분못하고 여전히 눈치만 보고있는지 묻고싶다...
최강한의사|2018-05-03 오전 9:36:00|동감 1
동감 댓글
류사범 때문에 일본기원을 다시 보게 되는군요. 저긴 바둑 기술은 떨어져도 예와 도라는 측면에서는 나은 곳인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그 생각도 환상에 불과할 수 있겠지만, 한국기원에 소속되지 않으면 좀 더 넓고 상식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건가 싶습니다.
reply 쥬버나일쨩 일본기원이 부럽네요 기사분들에대한 인성교육 철저히 시키는군요,,,,말귀못알아 먹는 할배(진상) 이라는 기사가 매우 흡족하게 느끼는 20~30대들을 우리는 모두 받들어 모셔야 함니다,,
2018-05-03 오전 9:40:0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