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맞아도 생명위험! 최정의 핵펀치 -3편-
빗맞아도 생명위험! 최정의 핵펀치 -3편-
[AI나들이]
  • 김수광|2019-12-09 오전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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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대회 우승을 차지한 최정.

[AI나들이]는 공개된 바둑 인공지능(릴라제로, 미니고, 엘프오픈고 등)을 활용해 대국을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AI가 모든 국면의 정답을 알 수는 없습니다. 반상에서 나타나는 경우의 수가 우주의 별보다 많아 무한대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AI의 수준은 사람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AI가 제공하는 참고도의 수준은 아주 높아서 전 세계 어떤 정상급 프로기사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만 AI의 바둑 분석을 살피는 작업은 사람의 고정관념을 탈피하게 할 수 있으며, 고수의 의견을 듣는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AI나들이]의 내용은 프로기사의 의견을 참조하고 있으며 10만~100만 사이의 비지트(visit)로 충분한 연산을 거쳐 제시한 참고도를 보여줍니다.

최정 9단은 3일 끝난 제2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대회 결승3번기에서 중국 여자랭킹 1위 왕천싱 6단을 맞아 종합전적 2-0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최정은 지난달 제10회 궁륭산병성배에서 우승하며 대회3연패를 이뤘다. 국내에서도 여자기성전과 여자국수전의 타이틀홀더다. 국내외 여자기사를 상대로 30연승, 국내여자기사를 상대로는 44연승을 하고 있다. 거칠 것이 없는 최정의 행보다.

AI와 함께 최정의 오청원배 결승1국과 2국을 되돌아본다.

○● 빗맞아도 생명위험! 최정의 핵펀치 -1편- (☞클릭!)
○● 빗맞아도 생명위험! 최정의 핵펀치 -2편- (☞클릭!)

▼ [그림1] 2편에서 이어진다. 제2회 오청원배 결승1국, 중반전이 한창이다. 최정(백)은 좌변에서 쫓기던 말을 하변과 연결시키면서 편한 국면이 되었다. 실리에서도 두터움에서도 앞섰기에 알기 쉽게 국면을 정리하고 싶다. 하지만, 완전히 승기를 잡은 건 아니어서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비세인 왕천싱도 왕천싱대로 고심했다.


▼ [그림2] 반상을 살펴보면, 가장 큰 곳은 A 부근이고 그 다음으로 커 보이는 곳이 B 부근이다. 상식적으로는 A에 두어야 한다. 그런데 실전에서 왕천싱은 B를 선택했다. 왜 그랬을까.


큰 곳을 외면하다

▼ [그림3] 흑1로 두는 순간 상변은 거의 집으로 변한다. 또 좌상귀에 대한 압박감도 상당하다. 자체로 훌륭한 한수다.


▼ [그림4] 아마도 왕천싱은, 최정이 백1부터 시작해 19까지 두어 국면을 알기 쉽게 정리하는 게 싫었을까. 참고로 수순 중 백으로선 11로 찝는 수단이 국면 정리용으로 좋다. 흑12로 받으면 이하 17까지 백은 하변의 맛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왕천싱으로선 이렇게 승부수 한번 날려볼 기회가 없어지는 게 두려웠을지도 모르겠다. 백19에 이르러 백의 승리가 굳어지는 느낌이다.


▼ [그림5] 이후 흑1로 중앙 백을 에워싸려는 시도는 백2, 4로 끊는 유명한 맥점으로 말미암아 불발이다. 이하 12까지 백은 아무 걱정이 없다.


▼ [그림6] 백1로 찝었을 때 흑2로 이으면 백3이 좋은 맥점이다.


▼ [그림7] 흑은 1로 물러나는 게 최선이다. 그러면 이하 8까지 백이 말끔하게 중앙을 정리한다.


▼ [그림8] 흑이 2선으로 물러나 받지 않고 흑1로 차단하려고 하면 백2로 끊어서 이하 8까지 우하를 제압한다. 흑이 9에 두어 중앙 백을 제압할 순 있지만 백이 우하를 차지한 게 더 크다. 이어서-


▼ [그림9] 백은 1로 젖혀 이어서 우하를 모두 잡을 수 있다. 흑4엔 백5로 치중하고 흑6으로 넘으면 7로 단수친 뒤 9로 폴짝 뛰며 건너가서 흑을 전멸시킨다.


AI의 정교한 응수타진

▼ [그림10] 흑1 때 백2로 둔다면 어떻게 될까. 백2는 반상최대의 자리이므로 이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자연스럽다.
AI는 이 때 흑3으로 젖히는 노림이 있다고 한다. 바늘끝 같은 틈을 파고드는, AI다운 정교한 응수타진이다.


▼ [그림11] 하변 뒷맛을 고려해 백1로 잇는다면 흑2로 넘어가는 곳의 가치가 커진다. 이로써 좌중앙 돌을 차단하자는 노림이 생기고 백의 움직임은 제약을 받는다. 가령 백3으로 쳐들어가면 4~6까지의 수순 이후 백이 7로 연결해야 하는데 흑8로 중앙 백을 가두는 자세가 제법 훌륭하다. 중앙 백이 속절없이 죽는다면 흑의 우세로 돌아선다. 한데 백이 중앙 백을 타개하려면 상당한 힘이 필요할 것 같다. 왕천싱이 응수타진부터 시작되는 변화를 읽었을지는 모르겠지만 큰 곳 대신 중앙을 택한 것은, 변화를 일으키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본능이 작용해서였을 것 같다.


▼ [그림12] 앞서의 이유로 백1로 받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면 흑2로 쳐들어가는 게 가능하다.


▼ [그림13] 백1로 차단해서 공격하면 흑2, 4로 호구친 다음 흑6으로 붙인다. 이로써 아까 끊어뒀던 점이 작용한다. 이하 12까지 흑이 하변을 깰 수 있다. 이렇게 되어 흑이 역전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적어도 국면이 어지러워지는 것은 사실이므로 대국자들은 신경을 쓰고 있다.


▼ [그림14] 백이 하변을 잡으러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얼핏 백1~5까지면 위험해 보이지만-




▼ [그림15] 백2로 젖히면 패가 되는데, 이하 9까지 흑이 패를 해소하여서 흑의 역전무드가 된다.


▼ [그림16] 백1 시점에 아예 흑2로 부푸는 게 더 강력하다. 백3이면 사는 궁도는 사라지지만 용감하게 4로 나간다. 백5로 젖히면 -


▼ [그림17] 흑1로 젖혀 일전을 불사한다. 어려운 수순이긴 하지만 이하 17로 찝는 데까지 진행하면 수상전은 흑이 유리하다.


▼ [그림18] 단순히 백1로 차단하면 흑2, 4로 둔다. 물론 백5로 나오는 것은 흑6으로 백이 즉사한다.


▼ [그림19] 백1로 흑두점을 잡으며 버티면 간단히 흑2, 4로 막아서 여전히 수상전을 이긴다.


▼ [그림20] 백은 포기하지 않고 1로 변화해 올 것이다. 일종의 꼼수일까. 중앙도 크므로 까다롭다.


▼ [그림21] 흑7을 발견한다면 흑이 성공한다.


▼ [그림22] 백7로 붙이고 11로 돌리는 등 바쁘긴 하지만 -


▼ [그림23] 결국 이 수상전은 흑의 승리다.


▼ [그림24] 도중에 흑이 1로 잇는다면 백의 계략에 걸려들고 만다. 백2에 거꾸로 백이 흑을 다 잡게 된다. 이렇게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다.


▼ [그림25] 흑세모로 쳐들어올 때 백1로 물러나서 흑2로 건너게 허용해도 백이 우세하긴 하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조금씩 물러나면 심리적으로 불안해질 수 있다.


▼ [그림26] 실전에서 왕천싱이 흑세모에 두자 최정은 반상 최대의 자리인 상변을 놔두고 백1로 두었다. 최정은 '상변이 크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큰 차이로 앞서고 있지 않아서 중앙에서 더 득을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 [그림27] 최정의 말마따나, 물러나는 태도로 흑1에 두고, 백2엔 흑3으로 후퇴한다면 흑으로선 남는 게 없다. 이때 4를 차지하면 백이 확실하게 우세하다.


▼ [그림28] 이런 이유로 왕천싱은 최정의 의도를 거스르고 흑1로 반발했다. (-4편-에서 계속)


[PHOTO | 弈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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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별|2019-12-09 오후 7:52: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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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ingo6|2019-12-09 오후 6:49:00|동감 1
글쓴이 삭제
이한별|2019-12-09 오후 2:46:00|동감 0
동감 댓글
기자의 제목따기가 과히 압권이다..
빗맞아도 생명위험..ㅋㅋㅋ 대단한 여걸이다.

이젠 여자선수들 대회는 출전하지 마라. 그건 김지민이나 오유진이나 이런 선수들도
좀 벌어먹게 내비두고 박정환 신진서 신민준이 버티는 세계최정상에의 도전을 바로 해버리자. 뭐 밑져야 본전인데 아낄 것 머 있나? 바로 단수 쳐불자!
가만놔둬|2019-12-09 오전 11:51: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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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런 내면의 갈등이...최정의 멘트가 들어가니까 더 흥미있네요! 책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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