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명됐던 김성룡 9단이 전문기사직으로 복귀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다시 제명됐다.

지난 7월24일 재판부는 1년 간을 끌어오던 소송의 1심판결을 내렸다.

당초 원고 김성룡이 한국기원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징계처분취소’와 ‘손해배상 및 위자료청구’ 두 가지 내용이다. 자신을 제명한 것은 한국기원이 재량권을 남용한 과도한 처사이며 재조사 보고서가 대외적으로 공개되어 명예훼손을 당했다면서 일실수입(잃어버린 수입)과 위자료를 청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한국기원이 김성룡을 제명한 것이 사회적으로 무리한 수준의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 소득 손해나 위자료를 김성룡에게 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즉 한국기원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나 징계절차에 관해서는 위법하다며 김성룡의 징계처분을 취소했다. 2018년 7월 한국기원 임시이사회는 소속기사 내규에 명시된 ‘본원의 명예와 전문기사로서의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들어 김성룡을 제명했다. 김성룡은 재심을 요구했으나 한국기원 이사회는 재심을 하지 않았다.

법원은 이를 놓고 재심은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제도인데 징계확정과 재심을 동시에 진행한 것은 절차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8월7일 0시를 기해 김성룡은 프로기사직으로 돌아왔는데 오전 10시 우편으로 사의서를 제출하며 즉각적인 은퇴의사를 밝혔다.



한국기원은 그러나 김성룡의 사의서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가공무원법 제78조의4 등의 ‘징계사유가 있는 자에 대해서 퇴직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항을 준용하여, 같은 날 오후 4시부터 운영위원회를 소집하고 징계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만장일치로 ‘김성룡 제명’안을 통과시켰다.

법원이 내린 ‘제명처분 취소’는 제명을 하려면 절차를 갖춰야 한다는 취지이기에 한국기원은 이를 받아들여 항소를 하지 않고 제명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은 것이다.

한국기원은 김성룡을 다시 제명하면서 “(김성룡으로부터 피해를 당해) 아픔을 겪은 피해 당사자에게 다시 한번 위로를 전함과 동시에 향후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결의했다.

김성룡은 제명에 대해 재심을 요구할 수 있다. 재심은 한국기원 이사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