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진(18) 7단이 신예 세계대회 글로비스배 U-20에서 우승했다.
결승 상대는 2021년 8회 대회 때부터 연속 우승을 하고 있던 왕싱하오(19) 8단.

4일 온라인으로 펼친 제10회 글로비스배 U-20 결승에서 한우진은 왕싱하오에게 269수 만에 백으로 2집반승했다. 승리를 확인한 한우진은 미소를 띠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송규상 해설위원은 “왕싱하오 선수가 초반을 굉장히 잘 짜서 왕싱하오 선수의 페이스대로 흘러가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실수를 범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놓치지 않고 한우진 선수가 제대로 반격했다. 한번 승기를 잡은 뒤엔 단 한 번도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하지 않았고 끝내기에서 오히려 집 차이를 벌려간 게 인상적이었다.”고 총평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 선수들에게는 버거울 수 있었다. 중국이 자랑하는 신예 왕싱하오(중국랭킹 19위)와 투샤오위 8단(31위)이 출전했기 때문이다. 특히 왕싱하오는 며칠 전 열린 LG배 본선에서 한국랭킹 5위 김명훈 9단과 2위 박정환 9단을 차례로 꺾고 8강에 진출한 기사로, 정상급이라고 보는 게 맞을 정도다.



우승을 결정한 직후 한우진은 “대회 시작 전에 동료들이 ‘준비하지마, 뭘 이길 생각을 하고 그러냐’며 저에게 너스레를 떨었는데, 중국의 강력한 선수들을 이기고 우승해서 정말 기쁘다.”고 했다. 또 “제 또래 기사들이 같은 나이대의 중국선수들과의 대국에서 겁을 먹는 경향이 있는데, 제 생각엔 겁먹을 정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저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면서 긴장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좋게 작용해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투샤오위와 겨룬 4강전도 처절했다. 한우진이 초반부터 투샤오위의 대마를 몰아붙여 거의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 투샤오위의 매복에 당하면서 살려주고 말았고 오히려 역습을 당했다. 그 때문에 멘탈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었는데, 가까스로 집중력을 되찾았고, 이후로도 계속되는 투샤오위의 승부수를 모조리 막아내면서 승리했다. 바둑을 끝낸 직후 한우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바둑을 해설한 송규상 해설위원은 '5년은 늙은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한국 문민종 6단은 8강에서 사카이 유키 4단을 꺾었지만 4강에서 중국 왕싱하오에게 시간패했다. 이후 투샤오위와 3위 결정전을 치른 끝에 4위를 기록했다.


※대진표 상하좌우 이동하며 볼수 있습니다.



일본기원이 주최하고 (주)글로비스가 후원하는 제10회 글로비스배 세계바둑 U-20의 우승상금은 150만 엔(약 1400만 원), 준우승상금은 25만 엔이다. 생각시간은 NHK방식을 채택했다. 각 선수는 30초 내에 한 수를 둬야 하며 도중에 1분 10회의 고려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