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최대한 버텨간다. 패싸움이 한없이 이어졌다. 각자 바둑통에 담긴 흑백의 돌이 바닥을 드러내 통도 함께 교체했다. 2시간 46분 동안 공배를 메우는 수순까지 총 343수가 두어졌다. 결과는 백 2.5집승이다.

3월 23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제22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본선 4강전 2경기가 열렸다. 해군 복무 중인 '상병' 이지현 9단은 휴가를 내고 대국장에 나섰다. 숨 막히는 전투 끝에 박정환 9단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4강전에서 이지현은 전기 우승자의 관록과 날이 선 군인의 강한 면모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국후 '32강부터 대면대국 하고 싶었는데 코로나 상황 때문에 여의치 않았다.'라면서 '군 복무하면서 바둑 공부는 전보다 많이 못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정신적인 부분에서 좀 달라졌다. 예전에 너무 바둑공부만 했었다. 요즘 책을 읽고 운동도 하면서 그런 면에서 좀 성장한 것 같다.'라는 감상을 전했다.

무슨 책을 읽고 어떤 운동을 하는지 물었다. '소설, 에세이 가리지 않고 읽는다.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철학이 필요한 시간'이다. 운동은 원래 농구를 좋아한다. 헬스도 열심히 한다.'라고 말했다.


※대진표 상하좌우 이동하며 볼수 있습니다.



'군인' 이지현은 김지석 9단과 결승 대국을 펼친다. 지난 상대전적은 4승 3패(이지현 기준)로 팽팽하다. 둘 사이 결승 번기 승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지현은 맥심커피배에선 10연승을 달리고 있다. 결승 임전소감으로 '4강전에서 어려운 상대를 이긴 만큼 결승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잘 준비해서 다시 우승하도록 노력하겠다. 이길 자신은 있지만 5대5 승부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맥심커피배 결승 1국은 3월 29일 저녁 7시에 열린다. 이지현은 결승 3번기도 개인 휴가를 써서 바둑TV스튜디오에 나올 예정이다. '바둑병으로 입대했지만, 최근 파견 나와서 사진촬영과 편집도 하고 있다.'라며 근황도 전했다. 제대 날짜를 묻자 '2022년 2월 7일'이라고 밝혔다.

제22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은 한국기원이 주최 · 주관한다. 후원사는 동서식품이다. 생각시간은 각자 10분에 40초 초읽기 5회. 우승상금이 5,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2,000만 원. 전기 우승은 이지현 9단, 준우승자는 신민준 9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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