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바협 관련 보도 이후 대바협 수뇌부가 보이고 있는 납득하기 힘든 처신
대한바둑협회(이하 대바협) 윤수로 회장은 지난해 2월, 전임 신상철 회장의 중도사퇴로 치른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6대 회장에 취임했다. “돈 걱정 없는 협회” “소통하는 협회”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되었지만 무색하게도 취임 1년 만에 직원들의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졌다. 2005년 탄생한 대바협이 직원들의 급여를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에 직면한 건 15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어서 아무일 없다는 듯 넘어갈 상황이 아니었다.
사이버오로는 재정악화로 3월 급여를 지급하지 못한 대바협의 상황을 긴급 취재했다. 윤수로 체제 1년 만에 대바협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윤수로 집행부 1년을 평가하는 첫 기사를 올린 것이 아래 링크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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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기사를 본 바둑인들로부터 이런저런 제보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특히 대바협 현 수뇌부가 2018년 만들었다는 “한국바둑협동조합”이 모집과정부터 운용에 문제가 있으니 이를 취재해 보도해 달라는 제보는 눈을 휘둥그레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사이버오로는 이에 대해서도 탐사해 지난 일요일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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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은 않고 밴드에 해명을 요구하는 글은 속속 삭제하고 있는 대바협
취재한 바를 토대로 한국바둑협동조합을 주도한 핵심 이사 한명에게 해명을 듣고자 했으나 본인도 “잘 모르겠으니 알아보고 나중에 얘기하자”는 말만 들었다. 반박이나 해명할 게 있으면 실어줄 것을 기사말미에 밝히고 보도하였으나 이에 대해 사흘째 감감무소식이다.
조합을 주도한 이사진이 현 대바협 윤수로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이고 그렇기에 도의적 책임이 따르고 이에 대한 해명이 필히 있어야할 사안이다. 뭉개고 넘어갈 일이 아니기에 대바협 홈페이지나 밴드에 해명을 요구하는 바둑인들의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보았다. 사이버오로 관련기사 댓글에는 이미 격한 분위기가 형성된 참이다.
▲ 대바협 밴드에 조합관련 해명을 요구하는 글을 올린 정재진 씨는 현 대바협 부회장이다. 그런데도 가타부타 말 없이 게시글을 삭제하고 있다.
그런데 이틀째 대바협 밴드에 한 바둑인이 사이버오로 두 개의 기사를 링크한 글을 올리자 마자 삭제되었고, 내 글을 왜 지웠느냐고 항의하는 글까지 바로 삭제되었다. 사흘째에는 대바협 부회장인 정재진 씨가 또 관련기사를 링크하고 댓글로 “대바협(윤수로 회장)의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지만 가차없이 삭제되었다(위 이미지). 재차 같은 내용으로 또 글을 올렸지만 이 또한 지워버렸다. 협회의 부회장이 올린 글조차 가타부타 이유불문 삭제처리하고 있는 중이다.
실시간 벌어지고 있는 이런 상황이 사이버오로에 제보되었다. 대바협 밴드 운영 담당자에게 확인을 해보니 사실이었고, 윗선의 지시에 따를 뿐이라고 답한다. 이것이 “소통과 혁신을 통해 건강한 대한바둑협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윤수로 회장의 소통법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 대바협 보궐선거에서 소통과 혁신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윤수로 회장.
체불임금 해결약속은 없고 제몫 급여는 일단 챙기고 본 사무처장
급여 줄 돈이 없자 돌연 직원 두명 ‘코로나19’ 이유로 유급휴가 돌려
체불임금에 대해서도 상식적이랄 수 없는 처사가 이어져 빈축을 사고 있다. 임금체불 기사가 나간 직후 코로나19 명분으로 두명의 직원을 유급휴가 조치했기 때문이다.
대바협 직원들의 3월치 급여는 아직도 체불 상태다. 대바협의 현 직원은 계약직 5명을 포함해 12명이다. 이 중 계약직 5명은 국가예산으로 급여를 지급하고 있으므로 사실 정직원 7명 분의 급여만 마련하면 된다. 이 7명 중에서도 3명 분의 80% 금액은 대한체육회에서 보조해 주고 있다. 따라서 4명 분을 해결 못한 채 지난 3월 이 4명에게 각 100만원씩만 지급했다.
그런데 대한체육회에서 80% 비용보전을 받는 3명은 당연하다는 듯 80% 급여를 온전히 수령했다(이 가운데에 실질적으로 대바협 사무국을 이끌고 있는 심우상 제1 사무처장이 들어가 있다). 박종오 제2 사무처장 등 나머지 4명은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직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100만원씩만 받았다. 좀 그렇지 않은가.
윤수로 회장 집권 후 전임 신상철 회장체제에서 여러 가지 물의를 일으켜 해직되었던 심우상 사무처장이 복귀했다. 이 과정에서 징계위원회가 열려 감봉 3개월의 경징계를 내리긴 했지만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샀다. 심우상 사무처장은 윤수로 회장을 옹립한 일등공신이었고, 바둑계에서는 상근하지 않는 회장을 대리해 업무를 이끈 실세로 알려져 있다. 10여 명 남짓한 대바협 직원 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사무처장이 둘씩이나 앉게 된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윤수로 회장은 보궐선거 운동과정에서 심우상 씨에 대한 상당한 불만을 접수하고 당선되면 다른 인물로 사무처장을 앉히겠다는 약속을 했다. 실제 박종오 씨를 신임 사무처장으로 선임했다. 그렇지만 심우상 씨의 반발과 사무처장직 고수를 끝내 주저앉히지 못하고 가뜩이나 열악한 재정형편에 제1, 제2 사무처장이 두명이나 공존하는 기형적 조직구조로 미봉하고 말았다.
계약직을 뺀 정직원 7명의 조직에서 심우상 사무처장을 포함한 3명은 대한체육회로부터 임금 지원을 받는 명부에 오른 직원이라는 이유로, 월급을 줄 돈이 바닥 난 상황에서도 그나마 80%의 급여를 ‘당연하다는 듯’ 받아갔다. 이들은 골족(骨族)이고 나머지 동료들은 두품층(頭品層)인가. 어렵고 힘들 때 콩 한알이라도 다같이 나눠먹으며 견디는 게 일반적인 상식 아닌가. 게다가 제1 사무처장이라면 리더다. 누릴 권한은 다 누려왔으면서 정작 고통은 분담하지 않겠다? 배가 가라앉을 때 선장부터 탈출한 사례는 세월호 말고는 근래 본 일이 없다.
▲ 대한바둑협회 심우상 사무처장. 스스로 '윤수로 회장을 업어키웠다'고 말할 정도로 측근 중의 측근으로 통한다.
느닷없이 서두른 듯한 두명의 유급휴가 처리만하더라도 정작 상대적으로 급여액수가 많은 사무처장 두명은 그대로인 채 직원 두명만 꼭 집어 쉬게 한 것이라 뒷말이 무성하다. 정부에서 코로나19로 경영이 어려워진 사업장에 긴급히 주고 있는 ‘코로나 고용안정지원금’을 받는 유급휴가로 처리했다고 한다. 이 경우 정부로부터 70%의 임금을 받을 수 있으니 아예 못받는 쪽보다는 낫다고 강변할까.
정상근무로 100% 제 급여를 받을 수 있어야 마땅한 직원들이다. 궁여지책으로 ‘코로나19 유급휴가’ 꼼수를 내기에 앞서 제때 지급하지 못한 미지급금과 향후 급여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마련하여 불안에 떨지 않고 일할 수 있게 만들 것인지, 이에 대해 회장 이하 수뇌부가 당당하게 직원들 앞에 나서 약속하고 신뢰를 얻는 것이 더 시급해 보이는데, 회장이 별 대책을 내놓았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어차피 박종오 제2 사무처장을 빼면 당분간 한명분의 임금만 적당히 해결하면 버틸 수 있겠다는 계산일까. 가뜩이나 일할 직원이 모자라 할일을 못하고 있다는 평소 불만은 그냥 해본 푸념이었나.
대바협은 한국 아마바둑계에 정부격인 단체다. 따라서 남의 집안일 불구경하듯 팔짱 끼고 볼 수만은 없지만, 그래도 남의 집안일(임금체불)에 웬 상관이냐고 목울대를 세우면 이쯤하겠다. 그렇지만 의혹을 사고 있는 한국바둑협동조합 수뇌부가 현 대바협 집행부와 동일인물이라면 이것은 당장 명백한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직원을 대기시켜 밴드에 오르고 있는 글을 실시간 삭제하는 거보다 이것이 우선해야할 일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