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한 “이세돌, 8수 만에 바둑 불리해졌다”
최철한 “이세돌, 8수 만에 바둑 불리해졌다”
[이세돌 VS 알파고]
  • 김수광|2016-03-09 오후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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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가 주목했다. 그리고 혁명이 일어났다. 불과 반년 학습한 인공지능 알파고가 세계최강 이세돌 9단과의 첫 대국에서 이겼다.

‘멘붕’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절절히 체감된 적이 있었을까.

세계최고의 프로기사.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천재 이세돌 9단이 불과 반년 동안 바둑을 학습한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졌다. 19줄 바둑판에서 호선으로.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팀은 환호했다. 개발을 주도했던 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 박사는 “우리는 달에 착륙했다”고 트위터에 쓰며 자신들의 성과를 자축했다. 대국장에서 나온 이세돌 9단은 너털 웃음을 지으며 “정말 놀랐다”고 했다.

전 세계가 놀랐지만 바둑계에 전해진 충격파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프로기사들의 충격이 크다. 고수일수록 바둑을 깊이 안다. 국가대표팀 훈련실에서, 연구실에서, 각자의 공간에서 이세돌이 인공지능에게 지는 모습을 본 프로기사들은 경악했다.

5개월 전 그 알파고가 아니었고, 정말 프로기사의 기량을 갖춘 모습으로 나타났다.
최철한 9단과 김지석 9단 신진서 5단에게 감상을 들어봤다.


▲ 알파고와 대국하는 이세돌(오른쪽). 볼에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이세돌의 모습에서 긴장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왼쪽에 알파고의 손 역할을 하면 착수하는 사람은 알파고를 제작한 구글 딥마인드의 개발자 중 한 명인 아자 황(Aja Huang) 씨다.


최철한 9단에게 물었다

- 오늘 이세돌 vs 알파고 대국 본 소감은?
“충격받았다. 박영훈 9단을 포함해 프로기사 여럿이서 검토하면서 봤는데 진짜 정말 다들 충격을 받았다. ‘정말 세다’ ‘정말 세다’ ‘말이 안 되네’를 연발했다.”

- 지난해 10월 알파고는 프로기사 수준은 되지 못하고 아마추어 상위권 정도인 실력으로 평가되고 있었다. 5개월간 개선된 모습을 보여줬는데 어느 정도의 실력이라 보는가?
“프로 실력은 확실하고, 랭킹 상위권한테는 밀릴 것 같다. 정상급은 아니지 않을까.”

- 이세돌 9단은 왜 졌을까?
“바둑TV로 이세돌 9단의 표정을 봤는데, 상대가 의외로 강했고 압박까지 해 들어오니까 심리적으로 흔들린 것 같았다. 이렇게 셀 줄은 몰랐을 게 분명하고, 당황했을 것이다.”

- 내용적으론 어땠나?
“일곱째 수가 좋지 못했다.”

- 아니, 일곱째수에 이미 문제가 있었단 말인가?
“변칙 포진을 사용했는데 알파고가 우상귀에 한 칸으로 걸치자 좋은 진행이 나오기 어려웠다. 아니, 이미 걸침 당한 순간 좀 어려워졌다.”

- 그렇게 극초반에 문제수가 나올 수 있나?
“그만큼 포석이란 게 무서운 것이다. 이세돌 9단은 포석에 좀 더 신경 써야한다. 그 이후 소규모 전투가 일어나는데 알파고가 영리하게 싸우면서 이세돌 9단을 몰아세웠고 결국 우세를 잡았다.”

▼ 흑1이 이세돌 9단의 신수이자 문제수. 알파고는 이세돌의 신수였던 흑1(일곱째수)을 보자 거의 시간을 들이지 않고 응수했다. 알파고의 한칸 걸침은 이세돌 9단의 문제수를 곤란하게 만드는 수였다. 신진서 5단은 흑이 낮은 자세로 우변에 편재 돼 있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초반 상변 전투에서 과감하게 싸운 알파고가 일찌감치 우세해졌다. 국후 이세돌 9단은 초반 전투 실패를 패인으로 봤다

- 앞으로 남은 대국 전망은?
“초반을 조심하면 된다. 내일은 백번이다. 덤이 7집반으로 크니까. 유리하다. 잘 해내실 것 같고. 시리즈는 결국 3-2가 되지 않을까 싶다.”

- 4-1은 아니고 3-2인가?
“급히 입장을 변경했다. 하하”

- 알파고의 기풍 혹은 기량은?
“잘 둘 땐 잘 두다가 인간이 볼 땐 어색한 수도 뒀다가 한다. 기복이 있다.”

- 중반 좌하 방면 접전에서 알파고가 망했다고 해설자들은 입을 모았다.
“망하지 않았다. 검토해 보니 알파고의 깊은 뜻이 있었다. 알파고는 부분적으로 당하더라도 선수를 잡아서 우변 승부수를 날리려 했던 것이다. 같이 연구하는 기사들도 그 뜻을 깨닫고 경악했다. 우리 사이에서 이제 알파고는 ‘바둑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 최철한 9단도 인공지능과 대결해 보고 싶은가?
“자신은 있는데 썩 두고 싶지는 않다 ^^”


김지석 9단에게 물었다

- 알파고가 판후이 2단가 뒀던 10월 버전은 판후이 2단이 워낙 실수가 많아 알파고의 실수를 알기 어려웠고, 또 알파고의 실력이 아직은 프로 수준에 못 미친다는 얘기가 많았던 시절에도 김지석 9단은 이세돌 9단과의 승부를 예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본 소수였다.
“바둑 분야는 아니지만 머신러닝과 관련해 인공지능이 게임을 학습해가는 과정이 담긴 영상을 접한 적이 있었다. 나중에 알파고가 등장했을 때 머신러닝이 뭔지 알고 있었기에 인공지능의 빠른 성장 속도를 우리의 상식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긴 했어도 응원하는 마음도 있고 해서 이세돌 9단이 5-0으로 이겼으면 하고 바랐는데 이미 첫판을 졌다.”

- 이세돌 9단, 왜 졌을까?
“직접 두지 않고 옆에서 본 사람이 판단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이세돌 9단의 실수가 전체적으로 많았다. 뭔가 이세돌 9단다운 바둑은 아니었다. 물론 알파고가 대단한 것도 있고.”

- 알파고의 기풍이나 기량에 대해선?
“기풍은 잘 모르겠고, 가장 이길 확률이 높은 수를 추려내는 방식을 쓴다고 들었는데 과연 그래 보인다 ^^”

- 달라진 알파고 어땠나?
“내가 생각했던 범위를 벗어났다. 수준 높았다는 얘기다. 그런데 나는 혹시 인간이 손 써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지 않을까 하는 가정까지도 했는데, 오늘 보니 알파고도 실수를 한다.”

- 알파고의 실력은?
“프로 상위권으로 봐야할 것 같다. 심리적으로도, 컴퓨터가 잘못 받아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선 안될 것 같다.

- 지적돼 온 예전 알파고의 약점은 많이 개선됐나?
“직관이나 창의력 같은 건 인공지능 전공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고, 그저 생각보다 잘 둔다고 생각했고, 오늘 바둑만 봐서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스타일인지 어떤지도 잘 모르겠다. 초반 상변 전투만 봐도 자주 나오는 변화는 아니라서…. 상변에 관해 얘기하자면 알파고의 수법은 고개가 끄덕여졌다.”

- 김지석 9단도 인공지능과 둬보고 싶나?
“둬보고 싶다. 궁금하기도 하고. 이세돌 9단은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세계대회 결승에 임한다는 마음으로 임했으면 좋겠다. 오늘 신수는 본인이 확신한 가운데 뒀을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 어떻게 예상하나?
“오늘 판을 기준으로 보자면 컨디션만 찾아도 4-1이나 3-2로 충분히 이길 수있을 것 같다. 컨디션을 찾는다고 100% 이긴다고 말할 수는 없고. 적어도 인간 쪽이 숨도 못 쉴 정도는 아닌 것 같다 ^^”

- 다른 프로기사들과 같이 봤나?
“국가대표팀과 같이 봤는데 다들 깜짝 놀랐다. 이미 초반부터 다들 놀라면서 정말 알파고 잘 둔다고들 했다.”


신진서 5단에게 물었다

- 오늘 이세돌 vs 알파고 1국은 여럿이서 봤나?
“소장파들과 같이 연구했다. 다들 초반에 상변 전투 일어날 때만해도 ‘꽤 하는군’이라는 표정이었는데 이세돌 9단이 불계패하자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 알파고한테서 실수도 많았다.
“실수의 질이 중요하다. 초반엔 거의 실수하지 않았고 중반 들어선 승부를 그르칠 정도의 실수는 잘 하질 않았다. 이세돌 9단이 그 실수를 꾸짖으며 계속 득점을 올렸는데도 역전을 못한 걸 보면 이세돌 9단이 초반에 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더 세진 알파고, 어느 정도 실력인가?
“이세돌 9단과 대국에 들어가기 전에는 알파고가 그간 아무리 늘었어도 정선 정도일 것이고 그것도 이세돌 9단이 무난하게 이기리라고 생각했는데 1국에서 호선으로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줬다. 다른 일류기사들(커제·박영훈…)과 맞붙는다고 해도 최소한 팍팍하게 승부해 볼 만할 것 같다.”

- 사람의 직관에서 비롯된 창조적 플레이 같은 게 알파고에서 발견됐나?
“행마는 괜찮았다. 사실 판후이 2단과의 대국에서도 감각은 좋다고 봤다. 1국 한판만 봐서는 잘 모를 수 있긴 한데 전투적이란 느낌을 받았다. 그것도 먼저 싸움을 거는 스타일.”

- 2국부턴 어떤 양상이 될까?
“그래도 아직까진 이세돌 9단에 비해 약할 것 같긴 하다. 오늘 알파고가 이길 만큼 둔 건지 실수를 한 건지 잘 모르겠다. 그냥 실수를 한 거면 약한 거다. 나중엔 아주 쉬운 부분에서도 실수를 했다. 그 때문에 미세해졌다. (승리를 장담하려면) 위험하다. 생각보다 센 것은 판명났기에 3-2로는 이길 것 같다.”

- 인공지능과 둬 보고 싶나?
“둬 보고 싶다. 나라면 사람과 두듯이 둘 것같다. 5번기라면 3승 이상 건질 자신 있다.”

- 알파고를 바라보는 지금 어떤 심정인가?
“처음에 어 재밌네 하는 느낌었다가 지금은 충격을 받은 상태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바둑에 관심을 가져줘서 좋다. 우리 소장파들은 KBS방송과 사이버오로 대국실을 열어 놓고 검토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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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초보|2016-03-10 오후 9:25: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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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바둑 세계대회 없어진다. 대신 알파고, 베타고, 감마고,... 등이 등장하는 컴퓨터게임 대회로 바뀔 것이다. 모든 기원은 PC방처럼 되어 자신이 원하는 기력을 입력하고 두면 된다. 따라서 프로기사라는 직업 자체가 사라질 것 같다.
바둑정신|2016-03-10 오후 1:58: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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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직업군이나 아집에 가까운 자부심이 있는데 바둑의 신들도 예외는 아니군요.
7942ek|2016-03-10 오후 1:04: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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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가 커제와 기풍이 비슷하다면 생각하기 싫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다 싶다. 이번 인공지능과의 대결이 세돌이가 아니라, 세돌이보다 전투력이 강한 지석이나 형세판단 능력이 뛰어난 박영훈이면 어땔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7942ek|2016-03-10 오전 11:36:00|동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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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국마저 진다면 흥행은 곤두박질 칠거고, 앞으로 인간이 인공지능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거다. 인공지능에 최초로 진 프로기사라는 오명이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현선각|2016-03-10 오전 10:47: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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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tbf|2016-03-10 오전 10:42: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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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적필패, 거기다 감정도 없고 계산력 최강의 괴물과 두는 느낌이라서 이세돌 9단이 당황한 듯..
거북이일등|2016-03-10 오전 11:21: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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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끼치는 바둑 공상 + 실전)

만일에,
알파고가 3집반만 이기도록 명령이 전달되었다면,
백80과 백90은 실착이 아니고
지시를 따르기 위해 둘 수밖에 없는 오직 한 수일 뿐이었다.
rothko|2016-03-10 오전 10:29: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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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더라도 아주 어렵게 이길 것 같습니다
어제의 알파고 실수도 인간이 볼때 실수이지
선수위한 떡밥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한판이라도 이기면 다행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세돌구단이 차분히 프로와 수담하듯이 두면
될 것 같습니다. 최선의 수를 찾아서....ㅎㅎ
최강한의사|2016-03-10 오전 10:27:00|동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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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에 이세돌사범이 진다면 더 참담한 인터뷰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알파고 흑번에 어떤 포석 쓰는지도 참 기대됩니다.

아무래도 중국식이니까 백번이 조금 유리한 것도 사실이고.

이세돌이 초반 포석에서 밀린다는 것 자체가 알파고가 정상급의 기량이라는 뜻임.
최강한의사|2016-03-10 오전 10:25: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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