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 선승 “AI, 보이지 않는 세계에 강하더라”
전왕전 1국서 딥젠고에 흑으로 불계승
[전왕전]
  • 김수광|2016-11-19 오후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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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는 약하다. 나라면 이겼다'
호언하던 조치훈, 日 AI 딥젠고에 선승
초중반 고전, 후반에 역전
국후 '인공지능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 강하다' 소감
2국 20일 오후 1시 시작…오로대국실서 수순중계


레전드 조치훈 9단과 인공지능의 3번승부 그 첫 대국의 결과는 조치훈의 승리였다.

1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2회 바둑전왕전(電王戦)3번기 1국에서 조치훈이 인공지능 딥젠고(DeepZenGo)에게 223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했다. 딥젠고는 딥러닝을 적용한 일본의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이다.

초반 외목과 대외목을 결합한 굳힘을 들고 나오는 등 조치훈은 의욕 있게 포석을 짰지만 우변전투과 상변전투를 거치면서 딥젠고가 주도권을 잡았다. 조치훈이 다소간의 실리를 벌어들이긴 했지만 딥젠고가 쌓은 외곽의 두터움이 최초 조치훈이 구축한 변칙 굳힘을 무색하게 했다. 그러나 딥젠고가 변칙 굳힘에 쳐 들어간 이후 처리가 깔끔하지 못해 큰 차이가 벌어지진 않았다.

중반 내내 딥젠고가 약간 앞서는 형세였는데 후반에는 조치훈이 활약했으며 207수 부근에 들어선 딥젠고가 자신의 열세로 뒤바뀌었다고 형세판단 수치를 나타냈다. 이후 전혀 성립하지 않는 수를 몇 수 더 두어보던 딥젠고가 불계패 의사를 나타냈다.

종국 직후 펼쳐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치훈은 “(딥젠고는) 말도 못하게 강한 상대임이 확실하다. 하지만 내가 심하게 당하지는 않았고 아직 첫판을 둔 것일 뿐이다. 아직은 뭐라 말할 수 없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역전승한 데 대해선 “끝내기에서 역전했다. 알파고도 그렇고 딥젠고도 그렇고 보통 인공지능은 끝내기와 수읽기가 정확하다고들 하는데 오늘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내 생각엔 포석이 훨씬 더 센 것 같다. 포석과 같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판단에서 인간 이상의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고했다. 또 “나는 소문난 비관파인데도 중반까지 별로 나쁘지 않은 형세로 봤다. 그런데 혹시나 해서 집 계산을 해 봤더니 나쁘다는 걸 알고 정말 놀랐다. 후반의 후반까지 가서 역전을 한 것을 보니 계속 나빴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 종국 직후의 조치훈(오른쪽).

조치훈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대결하던 지난 3월부터 줄곧 자신이 인공지능과 대결하고 싶다는 의지를 주변에 알려 왔다. 그는 “알파고는 아직 약한데, 이겼다고 해서 다른 도전을 받아들이지 않고 피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알파고가 강했다기보다는 이세돌 9단의 심리상태가 전혀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세돌이 아닌 세계10위권의 다른 프로기사가 알파고와 대결했다면 확실히 인간이 이겼으리라 생각한다. 나 역시 반드시 이겼을 것이다.' 등 파격적인 말을 하며 그 누구보다 더 자신감을 드러내 왔다.

커제 '딥러닝 인공지능, 후반에 약점 있어'
장쉬 '딥젠고, 초중반 나보다 강해…좋은 수단 쉽게 놓치는 건 의문'


이야마 유타 9단 이전 일본 일인자였던 장쉬 9단의 멘트와 중국 일인자 커제 9단의 조언(?)도 흥미롭다. 입회인이지만 잠시 해설실에 들른 장쉬는 “중반까지를 보면 딥젠고가 나보다 더 잘 두는 것 같다. 넓은 자리에서 아주 좋은 지점을 어찌 그리 잘 찾아내는지 신기하다.'면서도 '좌상에서 그냥 사는 방법, 버림돌 작전 등 좋은 수단이 얼마든지 있었는데 그냥 죽는 수(즉, 최악)를 선택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커제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지난밤 11시4분(중국시각) '딥러닝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과 대국을 해보기도 하고 주위 사람들과 토론도 해 보면서 약점이 무엇일까 연구해 봤다. 만약 조치훈 선생께서 혹시 내 글을 보시거든 형세가 어찌되든 끝내기까지 가서 승부를 보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전왕전 1국의 내용이 그랬다.

니코니코 생방송에서 해설한 이치리키 료 7단은 “딥젠고한테서 컴퓨터다운 수들이 발견된다. 안정감이 다소 부족하다. 조치훈 9단의 근성 있는 추격이 결국 승리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 '니코니코생방송'에서 이치리키 료 7단(오른쪽)과 만나미 나오 3단이 해설 방송 했다.


▲ 위쪽엔 51:49 딥젠고가 판단하는 평가치(형세판단)가 게이지 형태로 표시되고, 딥젠고가 생각하는 후보 착점도 화면에 나타나고 있다.


▲ 마이클 레드먼드 9단(오른쪽)이 영어로 해설했다.


▲ 딥젠고 개발팀 대표 가토 히데키(加藤英樹) 씨가 모니터를 보며 딥젠고의 착수를 대신 바둑판에 옮겼다.

하루 뒤 20일엔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2국이 펼쳐진다. 3국은 23일 열린다(2국에서 우승이 결정되더라도 3국까지 시행한다). 제한시간은 2시간에 초읽기 60초 3회. 덤은 6집반. 컴퓨터의 착수를 사람이 바둑판에 옮기는 시간은 카운트에서 제외한다. 대리 착수자는 딥젠고 개발팀 대표 가토 히데키(加藤英樹) 씨. 딥마인드 챌린지매치 때의 아자황 박사와 같은 역할이다.

이번 대결에 딥젠고는 CPU로 Xeon E5-2699v4 ×2(44코어, 2.2GHz), GPU로 TITAN X(Pascal세대)×4, SSD 128GB(시스템), SSD 480GB ×2, 램128GB의 하드웨어 사양을 적용한다(클러스터 접속은 하지 않음-분산식아 아니란 뜻. 여러 대의 컴퓨터를 연결하지 않는다).

사이버오로는 일본 온라인대국실 ‘유현의공간(幽玄の間)’의 중계를 받아 오로대국실에서 수순중계하고 있다.

19줄 바둑판에서 호선으로 프로기사를 이긴 인공지능은 그동안 알파고뿐이어서 딥젠고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본은 세계최고 수준의 바둑 프로그램을 만들어 인공지능기술 향상과 바둑계 발전에 공헌하겠다는 목적으로 올 3월17일부터 ‘딥젠고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바둑프로그램 젠(zen)의 개발자 오시마 요지(尾島陽児)ㆍ가토 히데키(加藤英樹) 씨 두 사람을 중심으로 동경대교수팀과 드왕고社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팀이 개발에 열을 올렸고 반년이 흐른 9월 시점에선 기력 지표인 고레이팅(Go Ratings) 3,000을 기록, 2015년 10월의 알파고 수준의 기력을 구현해 냈으며 제2회 전왕전 직전까지 개발을 지속했다. [PHOTO=니코니코생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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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h|2016-11-24 오후 2:45: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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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훈9단 너무나댄다 일본랭킹 15위 밖에 안돼는 주제에 알파고가 약해? 조치훈이 두었 더라면5대0 으로 졌을 겄이다
아생아생|2016-11-23 오전 8:00: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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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봤을 때, 상변 멀쩡하게 수상전으로 죽이고, 좌상귀과 우하귀에서 멀쩡하게 죽이는 수
들을 보고, 아직 수준이 떨어지지 않나 생각하고 형세를 자세히 안보았다. 2국을 이겼다는
것을 보고 다시보니, 상변은 우상기 흑은 이미 살았으므로, 수상전으로 외곽을 조여붙여서
좌상귀에 침입수와 연결수를 보는 대국적인 관점에서 수상전을 이끌고 싸바른 것 같다. 좌
상귀도 상변 수상전 관련 살아가는 수를 봐두고, 더 큰 우변 공격으로 손을돌린 것 같다. 우
하 죽인 것도 하변에 대가를 건설하기 위한 싸바름 방편으로 보여지네요.. 해설을 안봐서
정확히 모르겠지만, 200을 201쪽으로 단수 쳤으면, 끈겨도 사는 수가 있으니, 백이 계가
가면 이기는 경기 아닌가요? 207수에 이르러 형세가 역전되었다는 설명으로 봐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202쪽 막고, 210쪽 잡은 것이 우변 넘겨준 것 못지 않게 큰가요??
혹시 관련 부분 해설 보신 분이나 정확한 형세 판단 되시는 분 알려주시면 감사..
아생아생|2016-11-23 오전 6:03:00|동감 0
글쓴이 삭제
아생아생|2016-11-23 오전 5:58:00|동감 0
글쓴이 삭제
마음꽃향기|2016-11-20 오후 9:12: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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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빈젠고랑 알파고랑 부쳐라... 누가이기는 지 한번 보자
siru4278|2016-11-20 오후 4:06: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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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즐기시는 애기가님들께서 여기서만은 종교나 정치 이슈로 다투는 그런 미련은 자제바랍니다 그냥 같은 취미로 같이 즐기는 회원이였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appiman|2016-11-20 오후 3:14: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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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대한의 바둑의 자존심이신 조훈현 국수님은 국회의원으로서도 좋은 모습보여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힘내십시요.
happiman|2016-11-20 오후 3:05: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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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영웅이신 조치훈 二十五世本因 의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요즘처럼 답답한 시기에 나머지
두번 모두 이겨 주시면 참으로 감사하겠습니다.
원술랑|2016-11-20 오후 2:14: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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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句麗|2016-11-20 오전 8:26: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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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딥젠고도 알파고 따라가는거 시간문제라고 보아야 한다
중국도 이러한 컴퓨터 개발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만 아직도 이러한 컴퓨터가 없다
기초과학 기술을 무시하고 돈만 되는 기술만 따라가는 한국인의 천민자본주의를 잘 발해주는 부분이라 본다
돌바람도 알파고 같은 컴퓨터에 도전한다고 하니 기대를 해본다
지금까지 누가 천재적인 기사를 발굴하냐에 따라 세계 바둑을 제패했으나
앞으로는 누가더 우수한 알파고 같은 컴퓨터를 보유하느냐에 따라 세계바둑을 제패하느냐
달려있다고 본다
서양이 동양보다 압도적인 알파고를 가지고 바둑공부한다면 서양프로기사가
동양프로기사를 능가하는것도 어렵지 않으리라 보여진다
한국도 빨리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계속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을것이다
이것을 등한시 한다면 한국바둑은 후진국을 면치 못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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