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프로기사 됐을 수도"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프로기사 됐을 수도"
'라운드 테이블'서 바둑 사랑 드러내
[바둑의 미래서밋]
  • 김수광[우전]|2017-05-26 오전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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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실버 딥마인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왼쪽)와 CEO 데미스 하사비스 박사가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알파고, 인공지능, 인류의 미래에 관한 얘기를 툭 털어 놨다.

딥마인드 CEO 데미스 “알파고가 이겼을 땐 복잡한 심경
자신도 체스선수였기에 프로기사들에 대한 마음 남달라
아시아에서 태어났다면 프로기사 됐을 것
바둑은 단순한 게임 아닌 예술”


'바둑의 미래서밋'이 열리는 25일 중국 우전 인터넷컨벤션센터. 1국에서 져 막판에 몰린 커제 9단과 알파고가 3번기 2국에서 겨루던 동안 알파고 제작사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하사비스 박사와 데이비스 실버 리서치 사이언티스트, 그리고 한국·일본 등 기자들 간의 ‘라운드 테이블’이 열렸다. 질문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던 기자들에 소중한 시간이었다.

데미스 박사의 바둑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고, 새 알파고 버전 ‘알파고 마스터’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바둑의 매력에 대한 물음에 데미스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어릴 때 체스선수였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 입학한 뒤엔 바둑동아리에 가입하면서 바둑을 배우게 되었는데, 바로 사랑에 빠졌다. 바둑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게임이다. 규칙은 단순하지만, 굉장히 복잡다단한 형상을 낳을 수 있다. 그리고 바둑의 역사와 문화는 바둑이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예술의 경지이게 한다.
내가 아시아에서 태어났다면 바둑을 배우고서 프로기사가 됐을 것 같다. 바둑을 배우고 나니 체스보다 훨씬 좋다. 예전에 이세돌 9단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우리가 다른 세상에서 만났다면 대결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얘기를 했다.
체스를 전문적으로 했기에 프로기사들에게 마음이 많이 간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열정을 바둑에 바쳤을지 잘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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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실버(왼쪽)와 데미스 하사비스.


(데미스 하사비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 우리도 많은 기대와 흥분을 가지고 있다. 커제 9단과 대국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1국은 막상막하로 이겼는데 알파고 새 버전의 테스트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데이비드 실버) 이세돌 9단과의 대국 이후 알고리즘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알파고 마스터’를 내놓았다. 흔히들 머신러닝의 핵심이 컴퓨팅 파워(연산능력)와 데이터 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가장 중요한 것은 알고리즘이다. 알파고 마스터는 범용성과 효율성이 증대되었다. 과거보다 컴퓨팅 파워는 10배 낮췄지만 알파고는 더 강해졌다. 수개월이 걸리던 학습 트레이닝은 주단위로 실시하게 되었다.
알파고가 스스로의 스승이 될 것이다. 이것이 알파고 마스터 혁신의 열쇠다. 결국 이 알파고에 사용되는 알고리즘은 범용성이 증대되고 인간의 데이터에는 더 이상 의존하지 않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런 아이디어를 더 다양한 응용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더 이상 인간의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 많이 달라졌다(※ 더 이상 의존하지 않는다는 말은 최초에 인간기보를 학습하는 과정이 없었다는 뜻이 아님, 질의 응답 참조)

▲ 별로 안 궁금하시겠지만 ^^, 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 거대한 노트북을 펴고 타이핑을 하고 있는 사람이 본 기자다.


- 알파고 마스터의 컴퓨팅 파워에 대해 다시 한번 간략하게 설명 부탁한다.
(실)“싱글머신(1대)에 TPU(Tensor Processing Unit) 4개를 장착했다. 이 머신은 구글 클라우드에 기반하며, 공개되어 있다. 알파고는 인간의 기보에 기반을 두고 학습을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알파고가 자기 자신과 두면서 특정수를 둘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분석하며 학습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 더 강력해졌다.”

- 지난 24일 미래의 인공지능 포럼에서 발표했던 내용이 화제다. 알파고 마스터 버전이 이세돌 9단과 대국할 때의 버전은 3점 치수 차이가 난다고 했는데, 실제로 몇 판 정도를 두어 본 것인가? 아니면 레이팅 점수로 추정한 것인가? 또 기보를 공개할 수 있는가?
(실)“석점 치수의 의미에 대해서 정확히 말씀 드리겠다. 알파고가 알파고 자신과 대국했을 때의 결과다. 여러 조건하에(접바둑 등)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알파고 테스트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업그레이드 된 알파고는 이전 버전 알파고의 취약점을 파악하는 데 도가 텄다. 그러나 인간과의 치수에 적용하는 것은 적합치 않다.
그 기보에 관해선, 전에 알파고 대 알파고 기보를 공개한 적이 있다. 우리가 수천번 씩 대국을 시행하지만 이거다 하고 딱 뽑아서 공개하기가 쉽지는 않다. 앞으로 공개할 기보도 있겠지만 우리도 분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 기보 공개에 관한 대답이 확실치 않았으나 시간 제약으로 추가 질문 기회를 얻기 힘든 상황이었음.

- 상담기는 이세돌 9단의 멘트(한 명은 불리하고 여럿이 힘을 합치면 알파고에 대항해 볼 수 있겠다)를 참고한 것인가? 또한 앞으로는 한국·중국에 이어 일본 등 다른 곳에서 이벤트를 개최할 의향이 있는가?
(하) “우리가 이렇게 서밋을 열게 된 것은 바둑의 한계를 시험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 기사들로 하여금 세계최강의 인간과 세계최강의 인공지능이 겨뤄보게 한 것이다. 그래서 여러 포맷을 구상했다. 물론 이세돌 9단의 멘트와 중국기원(바둑협회)의 의견도 참고했다. 결과가 궁금하다.
한편,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이번 모든 일정이 끝나고 나서 생각해 보겠다. 우선은 현재에 집중하고 있다.”

- 의사나 변호사 등이 가진 전문성이 인공지능의 발달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가?
(하)“우리 딥마인드도 깊이 생각하고 있는 내용이다. 오늘날의 의사나 과학자들은 정보, 논문을 따라잡아야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과학자·의학자도 이 모든 데이터를 완벽히 습득하고 소화할 수는 없다. 지능이라는 차원에서 상호보완적 관계를 형성할 것이다. 인공지능과 인간 이 둘이 지금은 불가능한 큰 업적을 마침내 달성하리라 생각한다.”

- 커제 9단과 두는 게 알파고의 취약점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언정 승패를 가리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 아닌가?
(실) “나는 오히려 반대로 생각한다. 알파고는 이기도록 설계했다. 승패의 의미는 더 강화된다.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알파고는 이겨 나갈 것이다.
이 동일한 아이디어를 다른 영역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바둑에서 이기는 것을 넘어서서 의료·헬스 서비스를 달성한다든지 등의 목표값을 주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 알파고의 지능은 인간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가?
(하)“알파고는 범용학습시스템으로 개발됐지만 지금은 바둑만 둘 줄 안다. 인간 역량을 따라가려면 갈 길이 멀다. 알파고는 기억력, 상상력, 개념, 계획력, 언어까지 이 모든 걸 갖추고 있지 않다. 우리가 연구하는 영역에서는 수년 동안 연구가 무궁무진하게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

- 범용적 인공지능이 윤리나, 동기에 대해선 스스로 배워둘 필요가 없나?
(하)“좋은 질문이다. 여전히 연구가 진행되는 주제다. 아직 우리가 시스템을 개발하는 단계이고 초창기이므로 연구가 완료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는 윤리의식, 책임소재가 고민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만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기에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 소위 특이점(인공지능이 자의식을 갖는 시점)이 왔다고 보는가? 인공지능이 스스로를 어떻게 통제하나?
(하) 알파고가 스스로 학습을 하기 하지만 해당 시스템에 목표값을 주는 것은 인간이다. (인간이) 파라미터를 제어할 수 있다. 그것에 따라 이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이다.”
※파라미터: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료가 처리되도록 하기 위하여 명령어를 입력할때 추가하거나 변경하는 수치 정보.

- 다음 세대에는 아이들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세대가 될 텐데, 어떤 교육이 중요해질까?
(하)“그렇게 멀리 예측하기 쉽지는 않지만, 인간의 독창성과 창의성은 항상 중요할 것이다. 아이들의 교육은 지식 자체보단 학습 방식이나,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력이 중요해 질 것 같다.”

-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대량실업에 대한 공포가 양산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은 변화를 수반한다. 산업혁명도 그랬다. 기후 변화, 알츠하이머, 거시 경제구조에 대해 인간이 아직 100%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과학적 해법을 찾아내는 데 인공지능의 활용이 주효하리라 생각한다. 또 윤리적 문제와 책임성이 따른다. 소수의 사람에게만 혜택이 돌아가서도 안 된다.”

- 바둑의 매력은 무엇인가?
(하)“나는 본디 어릴 때부터 체스선수였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 입학한 뒤엔 바둑동아리에 가입하면서 바둑을 배우게 되었는데, 바로 사랑에 빠졌다. 바둑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규칙은 단순하지만, 굉장히 복잡다단한 형상을 낳을 수 있다. 그리고 바둑이 역사와 문화가 바둑이 단순한 게임이 아닌 예술의 경지에 오르게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시아에서 태어났다면 바둑을 배우고서 프로기사가 됐을 것 같다. 바둑을 배우고 나니 체스보다 훨씬 좋다. 예전에 이세돌 9단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우리가 다른 세상에서 만났다면 대결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얘기를 했다.”

- 1국에서 알파고가 이겼을 때 어떤 감정이었나?
(실) “알파고 개발자로서 가장 먼저 드는 감정은 안심이다. ‘제발 기술적 오류가 없어야 하는데…’라고 긴장했다가, 무사히 끝나고 나면 땀을 닦는다. 전체적으로 게임이 의도대로 진행되는지, 서로 최선의 진행을 해서 훌륭한 게임이 되는 것을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하)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알파고가 이겼으니 기쁘지만 양쪽 모든 선수가 아름다운 수를 두었을 때 감탄한다. 나도 전문적으로 체스를 했기에 프로기사들에게 마음이 간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열정을 바둑에 바쳤을지 알기 때문이다.



[사진 |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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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유|2017-05-27 오후 8:31: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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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엔 주산 대회가 있었고 우승자는 진학이나 입사, 승진 등에서 혜택이 있었죠.
러브유|2017-05-27 오후 8:32: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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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하자면 전자 계산기가 등장하고나서 주산 실력, 주산 단수 또는 주산 대회 우승 등이 의미가 없어진 것과 같습니다.
러브유|2017-05-27 오후 8:28: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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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프로 기사는 더이상 예전만큼 존재 가치가 없어졌네요.
최강한의사|2017-05-26 오후 1:05: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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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야기는 본인에게 들어야...

언론 같은 데 걸러들으면 오해의 여지가 많아요.
자벨린|2017-05-26 오전 11:47: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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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 이얘기저얘기 할거없이 칫수고치기가 가장 좋은데, 일류 프로가 응하지 않겠지만...
신예기사중에서 용감하게 지원자가 있으면 재밌겟네.
..돌..|2017-05-26 오전 11:33: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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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혀...당신의 선의는 알겠는데
바둑으로 밥벌어 먹고 살던 사람들 힘들어진 건 사실이요.
이전에 가지고 있던 프로기사에 대한 경외감이 완전히 사라졌거든요...
알파고가 바둑 보급에 이바지 하리란 견해도 있지만 좀 서글퍼요.
이제 사람들이 프로기사 찾지 않고 알파고를 찾을테니...
高句麗|2017-05-26 오전 8:01: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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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에서 두점사이로 보면 어쩔지 1국을 보니까 중반에 벌써 5집밀려 버리던제
이정도면 정선이라이라고 봐야 하는거 아닌지
안드로이드|2017-05-26 오전 5:09: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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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스 얘기를 듣고보니 이해가 갑니다. 3점 칫수라는말의 의미가..
1국에서도 그랬지만 결코 1집반 승부가 아니었죠. 끝내기에서 손해수를 연발하면서 1집반
승부가 된것이죠.
즉, 3점을 깔면 평소 알파고 답지않게 떡수를 연발한다는겁니다. 그래서 어느정도 칫수가
맞춰진다는거죠. 결국 이기는길로 가겠지만..
다시말해 인간이 말하는 석점칫수와는 전혀 다른것이죠. 데이비스의 말을 듣고보니 인간과
2점칫수 조차 말이 안된다고 생각됩니다.
인간 최고수와 정선이면 어떤바둑이 나올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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