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법은 고치면 된다
[취재수첩]
  • 김수광|2018-05-13 오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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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형준 프로는, 얼마 전 여자리그와 관련해 최근 자신의 개인블로그에 날카로운 안목을 보여주는 글을 올렸다.

‘악법도 법이라지만’이란 제목이 의미하듯 리그 규정에 의문을 표시하는 내용이었다. 하위권으로 내려가며 갈 길 바쁜 서귀포칠십리가 주장 오정아를 오더에서 제외한 사실에 놀랐다고 그는 썼다. 오정아가 제외된 것은 같은 기간 여자세계대회 오청원배에 오정아가 출전하기 때문이었다. 오정아를 배려한 것이지만 팀엔 타격이다. 팀에 타격을 주지 않으려면 오정아를 오더에 넣고 그 대국만 연기하도록 조정하면 된다. 하지만 불가능했다. 오청원배엔 오정아뿐 아니라 최정과 김채영도 출전했는데 이들은 일정을 조정해 미리 대국을 치르고 오청원배로 떠날 수 있었지만 오정아만 가능하지 않았다. 이유는 규정에 있다.

3명씩 맞붙는 단체전 여자리그는 1, 2, 3주전 외에도 후보 1명씩을 둔다. 후보 선수는 주전선수를 대체해 기용되곤 한다. 여자리그에는 속칭 ‘3명 룰’이라는 게 있다. 출전 가능한 선수가 3명 충족되면 연기대국이나 당겨두는 대국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여자바둑리그 규정에선 [본 대회의 경기일정은 원칙적으로 변경하지 않으며, 팀의 결원이 생길 경우 후보 선수로 대체한다. 단, 결원 인원을 후보선수 기용으로도 3인의 선수 구성이 안 될 경우는 일정을 조정하되 피조정팀에 신규 결원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조정한다]고 적시했다.

▲ 여자리그 포항투어 대국 모습.


최정과 김채영 경우는 팀 내 후보선수인 용병까지 모두 오청원배 출전을 하기에 여자리그 경기에 필요한 3명을 충족할 수 없었고 규정에 따라 일정 조정을 할 수 있게 했다. 대국을 하는 날만 다를 뿐 각각 1주전인 최정과 김채영은 오더에서 빠지지 않고 대국을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서귀포칠십리엔 국내선수만 있기에 오정아를 제외하고도 3명이 마련되어 있어 3명 룰에 걸린 것이었다.

한편 다승선두를 달리는 김채영은 최근 중국 세계여자대회 천태산배 출전하며 오더에서 제외됐다. 최정과 오유진도 천태산배에 출전하지만 둘은 당겨두거나 연기할 수 있었다. 역시 3명 룰에 김채영이 걸린 것이다.

안형준 프로는 “이 규정에는 맹점이 있다. (차라리) 4지명을 선발하지 않으면 주장을 오더에 넣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데, 후보를 선발했기에 주장을 출전하게 할 수 없는 황당한 사례가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여수거북선은 후보를 두지 않아 이런 고민이 없다. 후보를 두어 팀원이 충분한 팀들은 공통적으로 같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여자리그는 개인사유로 경기날 대국하지 못할 경우 일종 조정을 허용하지 않지만 세계대회나 국내대회에 출전하게 돼 일정이 겹쳐 여자리그 경기날에 대국하지 못한다면 일정조정을 허가해 준다(여자리그뿐만 아니라 대부분 국내기전은 세계대회나 국내대회 일정이 겹치는 데 대해 일정을 조정해 준다). 핵심선수를 오더에 넣을 수 없는 상황이 규정 때문에 생기고 있다.

안형준 프로는 “이런 규정이라면 후보를 뽑는 팀은 사라질 것이고 이런 이유로 선발되지 않는 안타까운 선수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 규정은 반드시 수정되어야 한다. 후보를 뽑지 않은 경우에 페널티가 주어져야지, 뽑은 경우에 손해가 되는 상황이 나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국일정 조정은 일정부분 리그(또는 여타 기전)의 리듬을 깨기도 한다. 여자리그는 한 경기의 승패가 당일 결정되는데 일부 대국을 연기하면 어느 팀이 이길지를 기다려봐야 하므로 늘어진다. 이는 관전하는 팬들에게도 좋지 않다. 맥빠진 승부가 거듭된다면 바둑경기의 재미는 감소되기 때문이다.

그런 예가 지난 5월3일 여자리그 15라운드에 있었다. 이때 홈이 서울인 바둑의품격은 서울투어를 준비하고 있었다. 여자리그는 매년 지역투어를 3~4회 정도 여는데 이는 지역 홈팀과 원정팀이 대국을 펼치는 이벤트라 할 수 있다. 지역팬들의 관심을 유도하며 팀을 지원하는 기업이나 지자체를 홍보할 기회로 삼을 수 있다.

▲ 송태곤 서울 바둑의품격 감독.


한데 이 ‘서울투어’가 취소됐다. 원정팀 부안 곰소소금의 오유진이 그 기간 중국에서 열리는 루양배 삼국명인페어전에 출전하게 됐기 때문이었다. 오더에서 제외된 것은 아니지만 핵심선수라 할 오유진이 지역투어 당일에 두지 못하게 됨에 따라 투어경기의 의미가 후퇴하게 됐다. 결국 지역투어 행사 하나가 사라졌다. 한국기원은 나중에 서울 바둑의품격에 사과했고, 보상도 약속했다.

이 루양배 삼국명인페어대회에는 김미리도 초대를 받았다. 인제 하늘내린은 김미리와 용병 가오싱이 모두 페어대회에 출전하게 돼 모두 대국날짜를 조정했다.

루양배 삼국명인페어대회는 여러 해 열려온 대회지만 대회 개최시기가 불규칙하다. 이번에도 갑작스레 개최한다는 소식을 한국기원에 알려온 것이었다. 상금도 크고 권위도 있고 의미도 있는 대회다. 김미리는 국내페어대회인 SG배의 초대 우승자이자 지난 기 우승자였다. 중국이 김미리의 출전을 원한 건 자연스러웠다. 당연히 김미리 또한 출전하고 싶은 대회다.

다만 페어바둑대회는 특성상 랭킹이나 성적에 반영이 되지 않는 비공식기전이다. 공식기전은 그렇다 쳐도 비공식기전 때문에 그것도 갑자기 출전을 요구해서 여자리그 일정이 흐뜨러지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 여자리그 여수투어 대국 모습.


한국기원은 비공식기전과 공식기전은 선수 일정조정을 위한 기준이 아니라고 밝힌다. 한국기원이 적용하는 기준은 인정기전과 불인정기전 여부다. 그 공식성을 인정하거나, 각국 협회 차원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대회를‘인정기전’으로, 그렇지 않은 대회를 불인정기전으로 분류한다. 예컨대 주최측이 중국기원이나 한국기원 일본기원 같은 협회를 거치지 않고 개인적으로 출전을 제의해 온다면 그 대회는 불인정기전이다. 페어대회는 비공식기전일지언정 인정기전에 속하므로 일정조정을 위한 기준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한국기원의 입장이다.

그러나 이를 한국기원은 명문화하고 있지 않다. 인정기전 혹은 불인정기전 같은 용어는 바둑계 관계자들에게도 생소한 개념이다.

송태곤 바둑의품격 감독은 “인정기전, 불인정기전 같은 분류는 프로기사, 감독들도 다 모른다. 한국기원은 자신들만 아는 규정, 그리고 어디 표기해 놓지도 않은 개념을 내세울 게 아니라 자국리그의 중요성을 헤아렸으면 한다. 여자리그는 스폰서, 팀, 선수, 감독이 모두 연관되어 있다. 이번 서울투어 때는 행사준비부터 대만 외국인선수 헤이자자와 일정을 조율하는 것까지 쉬운 과정이 없었는데 취소됐다. 홈팀이 기대했던 홍보효과도 날아갔다.”면서 “지금까지 리그 룰을 만들거나 개정할 때 감독이나 팀 관계자 없이 한국기원이 자체적으로 하고 있다. 앞으로는 감독이나 팀관계자들 다수의 의견을 대회 규정에 반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여자리그 통합라운드


▲ 여자리그 통합라운드 때의 검토실 풍경.


리그가 시작할 때 겹칠 만한 일정을 피해놓은 뒤, 세계대회나 국내대회든 갑자기 생기는 대회에 대해선 연기 등 일체 일정조정을 하지 못하게 하면 리그운영이 원활해지고 보다 스포츠다워진다. 이 편이 가장 확실하다.

그런데 이것을 원하는 선수는 거의 없을 것이다. 고민이 여기에 있다. 리그와 여타 기전이 겹칠 때에 명료하면서도 납득가능한 기준이 필요할 것이다. 쉽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집단지성을 발휘해 규정을 최대한 세밀하게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서귀포칠십리 1주전 오정아는 “팀과 감독은 자국리그를 중시하길 원한다. 선수는 리그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세계대회 등 많은 출전기회를 갖고 싶어한다. 선수는 대회출전 제의를 받으면 엄청나게 갈등에 빠진다. 대회, 팀, 선수의 입장을 조율해야 하는 한국기원도 무척 머리가 아플 것이다.”라면서 “규모가 크고 공식적 성격이 있는 이벤트 기전이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한다면 인정·불인정이나 공식·비공식의 개념 자체는 시대의 흐름을 좇지 못하는 기준일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재 인정·불인정 기전은 한국기원이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도 않은데, 이런 것은 공표를 해야 불협화음이 줄어들 것이다. 또 다같이 리그규정 개정에 참여해, 모두가 만족할 순 없더라도 서로 어느 정도 이해해줄 수 있는 지점을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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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익는향기|2018-05-14 오후 2:45: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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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 스포츠라고 하기로 결정 했으면 스포츠답게 운영합시다
어느 단체 스포츠가 선수 한두명 빠진다고 경기 일정을 조정하나요?
축구? 배구? 농구? 야구?
.
선수 부상등 여러가지 이유때문에 후보 선수가 있는것이고, 주장이든 누구든 뛸수 없는 형
편이되면 후보 선수로 대체해서 경기를 하는게 마땅하고,
후보 선수도 다 부상내지 뛸 형편이 안되서 인원이 모자라면 기권패 하는게 정답.
(기권패 하지 않으려면 각 팀마다 최소한 5명은 확보해야 할것이고...)
선수 3명만 뛰게 할것이라고? 좋아 대신 누구든 한명이라도 못 뛸경우엔 무조건 기권패라
고 룰을 정하면 알아서들 더 뽑을것입니다.
최강한의사|2018-05-14 오후 2:26: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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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나오면 후보 쓰고 후보도 없으면 기권패 하면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후보 숫자도 부자구단은 더 많이 둘 수 있게 해도 된다고 봅니다.
최강한의사|2018-05-14 오후 2:22:00|동감 0
글쓴이 삭제
위대한쇼맨|2018-05-14 오후 12:05: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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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권패에 대국연기 속출에.....바둑리그도 갑조리그에 밀려 파행운행을 매년 반복하더니 여자리그도 전철을 밟네그랴....인정/불인정 기전은 또 뭐구. 감독선수들도 모르는데 지들만 아는 기준으로 진행하니 구멍가게 소릴 듣는기지...
서울구성|2018-05-14 오전 10:48: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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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오른쪽 여자4명은 제복입은 스튜어디스들인줄 알았네~~~
reply 쥬버나일쨩 惡法도 법이다 법은 무조건 어느 누구도 지켜야 하낟 그게 올바른 나라이다,,,법위에 법있는 나라치고 망하지 않은 나라 없다,,, 명심하그라,,,
2018-05-14 오전 11:19:00
현묘구현|2018-05-14 오전 8:51: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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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규정은 후보선수를 1,2명 정해서 무조건 뽑게 하면 된다. 하지만 안형준 프로의 말이
다 맞는건 아니다. 후보선수를 뽑으므로 컨디션 나쁜 기사를 배제하고 돌아가면 출전한
이득도 있으니 말이다. 거기다 선수가 1명 빠져 3명이라도 오더가 충족되니 대국에 참여
하는건 너무나 당연한 것. 문제는 후보선수 티오를 명확히 룰에 넣지 않았다는 것인데 앞
으로 규정하면 될일이지. 과거 룰이 꼭 손해라고만은 할수 없다.
大竹英雄|2018-05-14 오전 8:06: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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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인봉|2018-05-14 오전 6:53: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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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나 축구는 보통 11 월 부터 이듬 해 2 월까지가 휴식기간이다. 여자 바둑리그도 모든 해외 공식기전이 끝나는 시기에 개최하면 굳이 악법이란 게 존재할 이유도 없을텐데.. 조정이 어려운 걸까??
大竹英雄|2018-05-14 오전 6:50:00|동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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