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3일 명지대 바둑학과 남치형 교수의 ‘사무총장, 기사 직선으로 뽑자!’는 글을 사이버오로가 싣자 다음날 한국기원에서 반론차원에서 반박문 게재를 요청해 게재했고(1차반박), 25일 남치형 교수가 재반박('한국기원, 심각한 직무유기')한 바 있습니다. 이에 한국기원이 27일 2차반박하여 남치형 교수가 “부득이 다시한번 정황을 분명히 밝힐 수밖에 없다”며 재재반박문을 보내왔습니다. 아울러 남교수는 “발전적 논의가 아닌 지엽적인 문제를 부각해 소모적인 공방을 지속하려 한다면 이것으로 더는 논쟁에 응할 생각이 없음”을 전해왔습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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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중한가? 바둑계발전을 위한 진정한 답변을 기대한다!

한국기원의 두 번째 “입장표명” 잘 봤습니다. 그런데 두 번 모두 이게 어떤 입장표명인가요? 기원의 밀실행정을 지적하고 총장의 기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직선제 건의를 했는데, 기원은 그에 대해 어떤 입장인 건가요? 저는 지금 누구와 이런 소모적인 반박문 주고받기를 하는 중인가요?

왜 이래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성룡 제명 건에 대해서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입장표명”을 순식간에 두 번이나 내고, 게다가 계속 지엽적인 문제를 거론하며 논점을 흐리고 비난을 하시니 대응을 안 할 수가 없네요.

먼저 “무단 녹취의 도덕적 문제”, “녹취록 일부 발췌의 문제”에 대해 짚어 보겠습니다.



위의 사진은 기원의 두 번째 “입장표명”에 화가 난 이승현 씨가 저에게 보낸 문자입니다. 요약하면, 기원도 무단으로 녹취했다는 것입니다. 남의 도덕적 불감증을 지적하려면 스스로는 하지 말았어야죠.

그리고 김승준 9단의 인터뷰 기사에서 먼저 공개된 녹취록 부분이, “발췌해 악용한 것”이라고 하시니 녹음파일 전체와 녹취록 전체를 올리면 될까요? 다 함께 전문을 읽고 판단해 주시면 저는 그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다음은 이사회 제명 결의 48일 만에 처음으로 기원에 의해 언급된 “144쪽짜리 자료”의 문제입니다. 참 지적할 부분이 많은 해명인데요, 일단,

기원은 어제 처음으로, “결과보고서 보셨냐?” 했을 때 “난 요약본만 봤다”라고 대답한 이유가 디아나가 144쪽짜리 자료를 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새롭게 주장합니다.

144쪽짜리 자료. 하아... “요약본”이라는 말 속에는 “요약되지 않은 본보고서”의 존재가 함축되어 있는 것입니다. “보고서 봤냐?”는 물음에 “요약본 봤어” 이렇게 답한 것은, 그럼 유창혁총장은 144쪽짜리가 본보고서라고 생각했다는 뜻인가요?

참고로 한국기원 사무국에서는 6월 8일 오후 열린 징계위원회를 앞두고 당일 오전 참석자들에게 메일을 배포하면서, 발송된 자료가 대외비임을 명기했지만 불미스럽게 징계위원회에서 논의된 문서가 유출됐습니다. -한국기원 2차반박문에서

기원은 또 이렇게 주장하는데요, 총장이 디아나가 144쪽짜리 자료를 가졌다고 생각하려면, 기원 논리대로라면 이날 배포한 자료가 144쪽짜리여야 합니다. 설마 144쪽 분량의 글을 당일 오전에 보내고 오후에 제명하신 건 아니시겠죠?

왜 징계위원이 유출자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디아나에게 32쪽짜리 보고서를 전달해준 사람은 한국기원의 이사 중 한 명이고 받은 날짜는 이사회(재심위)가 열리기 열흘쯤 전인 6월 28일입니다. 그리고 오늘 확인해 본 바에 의하면 144쪽짜리 자료의 존재는 이사들도 몰랐습니다. 기원이 이사들에게 보내 준 자료는 32쪽짜리 보고서뿐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윤리위원들에게도 32쪽짜리 보고서만 보냈다고 기원 스스로 적고 있습니다.

한국기원이 운영위원회에 참석할 이사들에게 메일로 사전 배포한 32쪽 분량의 파일명은 <첨부. 성폭행 관련 윤리위원회 조사보고서(요약) 180606>입니다. 유창혁 사무총장은 담당 직원에게 운영위원회 자료를 건네받으면서, ‘윤리위 보고 내용을 요약한 보고서’라고 전해 들었습니다. -한국기원 2차반박문에서

그런데 어째서 총장님은 디아나가 144쪽짜리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셨나요?

참고로 이사에게 전달받아 디아나가 가지고 있는 보고서의 첫 장 어디에도 “(요약)”이라는 단어가 없습니다. 그러나 기원이 파일명에 “(요약)”이라 적고, 총장에게 자료(?)를 건네며 “요약한 보고서”라고 했다고 굳이 강조를 하니, 묻고 싶습니다. “요약 말고 제대로 된 보고서를 가져와”라고 말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습니까? 아니면 제가 모르는 또 다른 본보고서가 있습니까?



끝으로, 144쪽짜리 문서가 가공되지 않은 자료라면, 디아나가 그걸 읽고 부당함에 치를 떨며 총장면담을 할 이유가 있습니까? 대체 그 144쪽짜리 자료는 어디에 있고, 어떻게 생겼습니까? 운영위원도 이사도 못 봤고, 심지어 총장 본인도 떳떳하게 못 봤다고 주장하는 그 자료는 대체 누가 읽고 현재와 같은 부당한 “요약”을 한 겁니까?

이런 지엽적인 것에 들일 노력으로 한종진 사범이 제기한 기원의 밀실행정 문제, 제가 제기한 직선제와 직무유기의 문제 등을 제대로 논의해 보시면 어떻습니까? 그것이 진정 바둑계 발전을 위한 길 아닐까요? 한국기원의 운영이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될 것인지, 무엇이 문제이고 해결책은 뭔지 프로기사들을 포함하여 바둑계를 아끼고 걱정해주시는 분들과 함께 논의해 보심이 어떨지요.



제가 원고를 마무리할 즈음에 그날 디아나 초단과 함께 유창혁 총장님과 면담했던 이승현 씨가 아래와 같은 녹취부분을 보내줬습니다. 자꾸 악용한다는 비난을 들으니 확실히 하기 위해 다시 듣고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대로 싣습니다.

(승현) 윤리위에서 그간에 해 왔던 그…보고서를 사실 저희가, 저희한테 주질 않았었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그걸 어떻게 보게 됐어요. 하도 이사분들이 많으시니까. 네. 그런데 그 내용에 납득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유총장) 나도 못 봤는데
(승현) 아니, 그걸 왜 안 보셨어요?
(디아나) 그건 무조건 봤어야 하는데,
(유총장) 못봤어.
(승현) 그걸 왜 안 보셨어요, 그걸 보셔야 되는 것 아닌가요.
(유총장) 운영위에서 했을 때 그냥 요약본만 봤지. 운영위원들. 요약본만 보고.
(승현) 요약본을 보더라도 그게 다 정황적으로 다 나타나니까요.
(유총장) 요약본 보고는 잘...
(승현) 두 분 같은 경우도 그 보고서를 보셨을 거잖아요. 이사분들께 다 배포된.
(한국기원 홍보팀장) 네. 봤습니다.
(승현) 그런데 거기서 전혀 이상한 점이나, 어떤 불공정한, 편파적인 어떤 왜곡된 부분 이런 것들이 전혀 느껴지지 않으셨는지?

(전반적인 맥락을 보지 않고 부분발췌해 자꾸 악용한다 하시니, 그렇다면 기원 측에서 녹취한 파일과 디아나가 녹취한 파일 내용이 결코 다르지 않을 테니 이참에 기원에서 아예 전문을 공개하는 것도 진위를 확실히 가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