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민준 9단이 명인전 패자조 준결승에서 원성진 9단과 한판 승부를 펼친다.
신민준 9단이 김지석 9단에게 지난 7월 25일 승자조 8강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하고 명인전 패자조 준결승에 올랐다.
14일 성남 판교 K바둑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5기 SG배 명인전 패자조 4회전에서 신민준이 김지석에게 171수 만에 흑불계승했다.
서로의 돌들이 잡히고 살아나는 것이 반복되는 치열한 전투가 초반 상변부터 펼쳐졌다. 출발은 신민준이 좋았으나 곧 이어 나온 판단착오로 김지석이 리드를 잡았다.
승부를 가른 것은 중앙 전투였다. 신민준의 이른 승부수(87수)가 결과적으로 이 바둑의 흐름을 바꿨다. 전투 과정에서 김지석이 실착을 범하며 신민준이 중앙 백 두점의 요석을 잡았고, 이후 신민준이 기회를 허용하지 않으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87수를 착수하고 나서 한동안 괴로워하던 신민준은 김지석이 다음 수를 둘 때까지 약 5분 여간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는 모습을 보여줬다. 국후 인터뷰에서 이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묻는 질문에 신민준은 “그 전 수순들이 너무 마음에 안 들었다.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고, 중앙 수읽기도 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초중반에 흑 다섯 점이 씌움을 당해서는 많이 나쁘다고 생각했다. 중반에 한 칸 뛰는, 잘 안될 것 같은 승부수(87수)를 걸어봤는데. 거기서 백이 실수를 하면서 역전이 되었던 것 같다.”고 대국을 되짚었다.
[그림1] 흑1이 신민준의 승부수(87수). 백2가 흑에게 연결을 강요하는 수였지만 흑이 3으로 가르고 나오자 바둑이 어려워졌다. 11까지 패가 진행됐다.
[그림2] 국후 복기에서 김지석은 [그림1] 백2 대신에 지금 백1로 씌웠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흑도 2~6으로 끊으면 백7까지 백이 유리한 전투를 할 수 있다.
[그림3] 실전 수순이 진행된 상황. 흑1에 백2가 패착이었다. 흑이 3으로 백 두점을 포위할 때 백이 곤란하다. 백6으로 7자리에 두면 패가 나지만 흑이 팻감이 더 많다. 6은 팻감을 만들기 위한 수지만 흑이 7로 백 두점을 잡아서는 흑 우세다.
[그림4] 인공지능은 [그림3]에서 흑이 A자리에 뒀을 때 백이 1로 일단 흑을 잡았어야 했다고 한다. 2~4가 아프지만 11까지 흑 석점을 잡아서 팽팽한 형세다.
▲ 요즘 국가대표팀을 쉬고 있는 김지석은 본 대국을 위해 전날 국가대표실에 가서 연구를 열심히 했다는 후문. 김지석은 최근 3경기에서 '양신'과 대결해 3연패(신진서 2패, 신민준 1패)를 기록하고 있다.
▲ 신민준은 김지석과의 상대전적에서 9승 5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패자조 준결승에 진출한 신민준은 전날 이지현 9단을 꺾고 준결승에 선착한 원성진 9단과 패자조 결승진출을 다툰다. 상대전적에서 신민준이 5승2패로 앞서고 있으며 4연승 중이다. 9월랭킹은 신민준이 5위, 원성진은 10위다.
신민준은 “어제 원성진 9단과 이지현 9단의 대국을 봤는데 (원성진이) 굉장히 내용을 좋게 이기셔서 많이 어려운 승부가 될 것 같다. 계속 만만치 않은 흐름으로, 후반에 승부가 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명인전은 44회를 이어오는 동안 9명에게만 정상을 허락했다. 한국일보와 한국기원이 공동주최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하며 SG그룹이 후원하는 제45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의 우승상금은 6000만 원이며 준우승상금은 2000만 원이다.
생각시간으로 예선 1시간, 본선 2시간을 주었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 대회는 예선ㆍ본선 모두 각자 100분, 60초 초읽기 3회로 통합 변경했다. 본선 모든 경기는 매주 월~목요일 오후 1시 K바둑(회장 이의범)이 생방송하고 사이버오로가 수순중계(오로대국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