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랭킹 1·2위 김은지 9단과 최정 9단의 결승전 첫 대국에서 김은지가 웃었다.
중반 초입까지 김은지가 우세했다. 김은지의 완력이 매서웠다.

최정이 흐름을 바꿔보려 우하에서 난전을 유도했고, 그것은 유력한 듯 보이기도 했다. 그 순간 최정은 2선 두칸벌림을 꺼냈는데. 이것은 중급자가 할 만한 실수였다.

최정은 즉시 깨닫고 입을 가린 채 쓴 웃음을 지었다. 김은지는 혈투를 벌일 필요 없이 최정의 실수를 제압하면서 차이를 크게 벌렸다. 최정이 따라가기엔 너무도 큰 차이로 벌어지고 있었다.

12일 성남 판교 K바둑스튜디오에서 펼친 2025 닥터지 여자최고기사결정전 결승3번기 제1국에서 173수 만에 김은지가 최정에게 흑으로 불계승했다.

쉬운 수를 착각한 일은 최정에게 좋게도 나쁘게도 받아들여질 수 있다. 단순한 착각에 불과했다면 집중력을 끌어올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이미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없는 만성적 단계에 와 있는 상황이라면 쓰릴 것이다.

국후 김은지는 “초반 제가 집이 많았지만 상대가 좀 많이 두터워서 계속 어려웠던 것 같다. 나중에 하변에서 득을 보아서 꽤 좋아졌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때 백이 귀에서 뭔가 수를 내었더라면 계속 어려웠을 것이다”라고 했다.




제2국은 14일 오후 1시에 열린다. 상대전적은 최정이 16승7패로 앞서고 있으며 최근엔 김은지가 2연승 중이다. 김은지는 “최정 사범님은 항상 무서울 정도로 잘 두신다. 2국에서도 그냥 배운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주)고운세상코스메틱이 후원하고 한국기원 주최ㆍ주관하며 K바둑이 주관방송을 맡은 2025 닥터지 여자최고기사 결정전에선 2021년 원년대회부터 4차례 연속 최정이 우승하고 있다. 우승상금은 4000만 원, 준우승상금은 2000만 원이다. 시간제는 시간누적방식으로, 예선은 각자 30분에 매수 추가시간 30초를 주며, 본선은 각자 1시간에 매수 추가시간 30초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