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모았던 한국랭킹 1·2위의 대결은 중반이 무르익기 전에 끝났다.
15일 성남 판교 K바둑스튜디오에서 펼친 제48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승자조 결승에서 신진서 9단이 박정환 9단에게 105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했다.

우변에서 신진서의 들여다보기에 박정환이 비껴받으면서 급격하게 신진서 쪽으로 승부가 기울었다. 박정환은 우하귀도 우변도 압박 받는 신세가 됐다. 이후 중앙전에서 신진서는 우변까지 제압하면서 박정환의 항전의지를 꺾었다. 그렇게 바둑이 끝났다.

대국을 끝내고 나서 신진서는 “잘 모르는 진행이 계속 이어져서 사실 판단은 잘 안 됐다. 나중에 저의 돌이 좀 연결되면서 두터워졌고, 확실히 괜찮다고 생각했다. 전투가 어렵긴 했는데 약간 좋은 전투였던 것 같다”고 했다.


또 신진서는 “컨디션은 좋은지 몰랐었는데 농심신라면배에 가서 같이 연구하면서 컨디션이 괜찮아진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또 결승에 오른 데 대해선 “강자들을 다 이기고 올라온 만큼 욕심이 난다. 하지만 강한 상대를 결승에서 만나게 되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제 바둑을 두자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두겠다”고 했다.



박정환은 “오늘 너무 바둑을 잘 못둬서 좀 반성하겠다”고 했다.

한국일보와 한국기원이 공동주최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하며 SG그룹이 후원하는 제48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의 우승 상금은 7000만 원이며 준우승 상금은 2500만 원이다. 본선 생각시간제는 시간누적(피셔) 방식으로 1시간ㆍ매수 추가 30초를 준다.

역대 명인전에서는 이창호 9단이 13회로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조훈현 9단이 12회, 서봉수 9단이 7회, 이세돌 9단(은퇴) 4회, 박영훈 9단 3회, 고(故) 조남철 9단과 신진서 9단 2회, 고(故) 김인 9단과 박정환ㆍ신민준ㆍ최철한 9단이 각각 1회 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