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열린 제1회 난양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에서 맞붙은 왕싱하오 9단과 신진서 9단(오른쪽). 신진서보다 네 살 어린 왕싱하오는 0-2로 무릎을 꿇었으나 불과 두 달 만에 세계대회 포함, 2개의 타이틀을 획득해 차세대 바둑계를 이끌 주자임을 각인시켰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 [출처: 일요신문] 2004년생 왕싱하오 돌풍, 중국 바둑 판도 바꾸나 ☞클릭
북해신역배 이어 천원전까지 제패 “신진서 9단과 격차 좁히는 게 목표”
중국 바둑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2004년생 젊은 피, 왕싱하오 9단이 세계대회와 자국 내 주요 타이틀을 연달아 거머쥐며 대륙 바둑의 새로운 패자(覇者)로 급부상했다.
왕싱하오 9단은 지난 4월 18일 중국 베이하이시 웨이저우에서 막을 내린 제1회 북해신역배 세계바둑오픈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여섯 살 위 리친청 9단을 꺾고 종합 전적 2-0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 우승은 왕싱하오 개인 통산 첫 세계대회 타이틀이자, 중국 2000년대 출생 기사 중 최초의 세계 제패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세계 정상 등극의 기세는 자국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왕싱하오는 불과 열흘 뒤인 4월 28일 열린 제39회 천원전 도전 3번기에서 타이틀 보유자 롄샤오 9단마저 2-0으로 완파하고 천원(天元) 타이틀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약관의 나이에 세계대회와 중국 전통의 타이틀을 동시에 석권하며 자신의 시대를 활짝 열어젖힌 것이다.
올 들어 벌써 2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수확한 왕싱하오 9단은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올해 공식 대국 성적은 17승 3패, 승률 85%에 달하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북해신역배 우승 직후 왕싱하오 9단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목표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현재 바둑 기사들 중 가장 강한 사람은 한국의 신진서 9단인 것 같다”고 평가하며 “그와의 격차가 아직 크다고 느낀다. 그에게 조금 더 가까워지는 게 목표”라고 겸손하면서도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중국 바둑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던 왕싱하오 9단이 향후 세계 바둑계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한 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과의 격차를 얼마나 좁힐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