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칸의 세계 -4편-
한칸의 세계 -4편-
[AI나들이]
  • 김수광|2020-01-26 오후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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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나들이]는 공개된 바둑 인공지능(릴라제로, 미니고, 엘프오픈고 등)을 활용해 대국을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AI가 모든 국면의 정답을 알 수는 없습니다. 반상에서 나타나는 경우의 수가 우주의 별보다 많아 무한대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AI의 수준은 사람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AI가 제공하는 참고도의 수준은 아주 높아서 전 세계 어떤 정상급 프로기사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만 AI의 바둑 분석을 살피는 작업은 사람의 고정관념을 탈피하게 할 수 있으며, 고수의 의견을 듣는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AI나들이]의 내용은 프로기사의 의견을 참조하고 있으며 10만~100만 사이의 비지트(visit)로 충분한 연산을 거쳐 제시한 참고도를 보여줍니다.

한칸행마는 행마의 기본이다. 바둑에 입문할 때 배운다. 그렇다고 운용이 쉽지는 않다. 사용하기에 따라 다채로운 작전이 가능해서다. 한칸행마를 능수능란하게 한다면 고수다. 이 행마의 장점은 잘 끊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날일자행마가 건너 붙이는 약점을 품고 있는 것과 대별된다.

AI도 한칸행마를 애용하는데 우리와는 조금 다른 안목으로 바라보며 사용하는 것 같다. 그래서 AI의 한칸행마 스타일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AI의 한칸행마 스타일의 장점을 취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 때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할 듯하다.

관련기사 ○● 한칸의 세계 -1편- (☞클릭!)
관련기사 ○● 한칸의 세계 -2편- (☞클릭!)
관련기사 ○● 한칸의 세계 -3편- (☞클릭!)

한칸의 세계 -4편-

▼ [그림1] 흑1과 같은 형태의 봉쇄가 언제나 통렬한 것은 아니라는 감각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지금 상황이 그렇다. 백은 2로 받아서 귀에서 튼튼하게 자세를 잡고 있으며 변의 백도 자세가 잘 잡혀 있어서 오히려 흑이 백의 역습을 의식해야 할 것 같다. 백2가 온 뒤에 흑3은 시급한 자리다. 백 입장에서 얼핏 흑에게 지킬 기회를 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게 그렇지 않다. 백은 시기를 보다가 4로 쳐들어 가는 수가 있어 흑 진영을 부수는 일은 간단하다. 주위 형편이 바뀌어 4의 곳처럼 깊게 쳐들어가기 어려워지면 A의 곳 즉 3-三만 파도 충분하다. 실리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참고로, 백4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 [그림2] 백의 침투에 흑1로 응수하면 이하 6까지 두어 수습한다.



발전성을 견제한 뒤엔 리드미컬한 공격

▼ [그림3] 흑1을 확인한 뒤에 백은 2로 공격할 수도 있다. 흑3엔 백4, 이하 6까지 백의 공격이 리드미컬하다. 백이 크게 우세해진 것은 아니지만 백쪽이 좀 더 흐름을 잘 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그림4] 앞 그림 5 대신 지금의 흑2처럼 모자 씌우는 것은 무리다. 백3으로 찌를 때 흑의 약점이 너무 많다.


▼ [그림5] 흑이 1, 3에 두어 근거를 잡으려 하면 백2, 4로 받는다.


▼ [그림6] 처음으로 돌아가서, 흑1 때 백2의 뜻은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A 방면도 작지는 않지만 오른쪽 흑의 발전성을 사전에 견제하는 게 좀 더 급하다.'



덩치가 커지니 작전이 어렵다

▼ [그림7] 앞서 AI는 흑3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칸뛴 두점을 살려 나오기보다는 백의 처분에 맡기고서 가볍게 두는 걸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했다. 흑3으로 한칸을 더 뛰면 덩치가 커진다. 덩치가 커질수록 무겁고 변신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만약 굳이 흑3으로 뛰어나온다면 백으로선 어떻게 두는 게 좋을까. 참고로 지금 장면이라면 백이 좌변으로 향하는 게 나쁘지 않다. 아까와는 달리 흑이 조금은 무거워졌음을 의식하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 [그림8] 보통 백1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 [그림9] 백1의 주문은 흑2로 받아달라는 것. 그러면 백3으로 추격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다. 이로써 흑이 뭔가 이 바둑을 그르쳤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백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인상이다.
이렇게 된 이상 흑도 부분적인 불리를 극복하려고 최선을 다할 테고 백도 주도권을 놓치 않으려고 할 것인데, 과연 AI는 어떤 경합을 보여줄까.
이후 AI는 한칸행마들이 어지러이 춤추는 용호상박을 준비하고 있다.



춤추는 한칸들

▼ [그림10] 우선 흑은 1의 날일자를 두어 근거를 확보해 둔다. 보통은 백2와 교환되어 악수라고 한다. 두지 않고 아껴두었다가 나중에 3-三을 파는 편이 집으로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흑이 쫓길 수도 있을 상황이라 그럴 여유는 없고 본체를 돌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고 나서 흑3으로 변의 백넉점에 반격할 태세를 갖춘다.


▼ [그림11] 백1로는 다르게 둘 수도 있겠으나 가장 치열한 침입이다. 건넘도 엿보고 있다. 그래서 흑은 2로 당장 차단한다. 이때 백3의 한칸 뛰기 행마가 배울 만하다. 가벼워서 좋다. 이하 7까지 백은 한칸으로 이뤄진 사각형을 만든다. 이렇게 하여 상대진영에서 최대한의 탄력을 갖춘다. 흑8은 귀쪽 보강 겸 백을 공격하는 수. 이후 흑9, 백10으로 '한칸 전투'는 계속된다.


▼ [그림12] 백1부터 흑6까지, 마치 네 마리 용이 하늘로 뻗어 올라가는 것 같다. 한칸의 향연이다
얼핏 단순하고 쉬운 행마들 같지만 여기까지의 행마를 오차 없이 진행하는 일은 쉽지 않다.


▼ [그림13] 앞 그림 흑2로 지금의 2처럼 노골적으로 압박하면?


▼ [그림14] 1~6까지 백세모들을 버리고 빵따냄을 얻으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7, 9로 남은 활용을 더 해놓고 백11로 귀를 깨뜨리러 가면 백이 좋다.


▼ [그림15] 조금 전까지의 그림들에서 보듯 흑이 피곤한 싸움을 하게 된 원인을 AI는 흑2에서 찾는다. '너무 무난하며 책략이라곤 없다'고 말하는 듯하다. 백1이 좋은 수라서도 아니다.
사실 AI는 백1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바꿔 말하면 '백이 잘둔 것도 아닌데 흑도 제대로 받아내질 못했다.'고 보는 셈이다.
AI는 백1도, 흑2도 다르게 두고 싶다고 한다.


-5편- 에서 계속

관련기사 ○● 한칸의 세계 -5편-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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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드림|2020-01-28 오후 6:00: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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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ㅜㅑㅗㅛㅜㅑㅗㅜㅑㅗㅜㅑㅗㅜㅑㅗㅜㅑㅗㅜㅑㅗㅜㅑ
옥탑방별|2020-01-27 오후 2:57:00|동감 0
동감 댓글
AI가 왜 프로들을 다 이기는지 이제는 인정해야 할 듯 하네요. 원래는 흑이 안되는 수인데
백이 응수를 이상하게 해서-어깨집는 수- 여태까지 흑이 좋다고 정석으로 많이들 두었는데요. 이제 그 정석은 폐기처분이네요. 흑이 역으로 한칸 다가오는 수가 앞으로는 대유행을 탈듯하네요. 감사합니다. 모두 읽느라 몇시간 걸렸습니다만 많은 배움이었습니다^^
가만놔둬|2020-01-27 오전 10:38: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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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감질나네...한 100편까지만 연재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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