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가끔 세계대회 우승하는 꿈을 꿨다"
신진서 "가끔 세계대회 우승하는 꿈을 꿨다"
[춘란배]
  • 김수광 |2021-09-15 오후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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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한국기원과 베이징(北京) 중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제13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 결승3번기 2국에서 신진서 9단이 중국의 탕웨이싱(28) 9단에게 173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2-0으로 승리하고 춘란배에서 우승했다.

신진서가 두번째 메이저세계대회를 우승한 소감을 밝혔다.

- 소감은?
“일단 기분 좋다. 메이저세계대회 첫 우승 때와는 좀 다르다. 그때는 처음이기도 했고, 상대가 한국기사였다. 박정환 9단은 내가 존경하고 나보다 강하다고 생각하는 기사였는데 이겼기에 훨씬 기분이 좋았다. 그래도 춘란배는 준비를 오랫동안 해 왔고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지금은 약간 덤덤하다.”

- 1국 때 탕웨이싱 9단이 대국 도중 KFC치킨을 먹었다. 신진서 9단도 허기지지 않았나?
“탕웨이싱 9단이 치킨 먹는 모습을 모니터로 신기하게 보았다. 나는 대국 중에 잘 먹지 못한다. 나는 아침도 잘 먹지 못했다.”

- 탕웨이싱 9단 같은 끈끈한 기풍의 중국기사를 이긴 느낌은?
“중국랭킹 25위로 많이 낮지만 커제 9단 다음으로 세계대회에서 많이 우승한 기사이고, 세계대회에서 이만큼 둘 수 있는 기사가 드물다. 그래서 당연히 기분 좋다. ”





- 탕웨이싱 9단은 특히 후반 흔들기나 끈적함이 남다른 거 같은데…
“사실 세계 일류 선수들은 다그럴 것이다. 또 중국기사들이 대체로 그렇기에 면역이 됐다.”

- 식도염에 걸렸다고 들었다.
“지난 토요일 목이 아파서 병원에 갔다가 알게 됐다. 그날 오전 11시에 박정환 9단이 스파링을 해주기로 해주셔서 2시간을 미루고 병원을 다녀 왔다. 식도염은 식도염이고 대회 대비를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식도염 때문에) 1국 때 피로감이 쌓여서 2국 때도 부담이 있었다.”

- 1국은 종반에 역전을 했다. 탕웨이싱 9단이 방심하지 않았다면 위험하지 않았을까?
“탕웨이싱 9단의 모습을 보니 전혀 방심한 표정이 아니었다. 사실 일선에 두는 수를 못 보고 있었는데, 확실히 반집 나쁜 것은 알고 있었다. 인공지능도 지적했지만, 그냥 두면 안 된다고 봐서 비틀었다. 내가 안 되는 걸 두어간 건 아니다. 탕웨이싱 9단이 다시 둔다고 해도 절예나 다른 인공지능처럼 제대로 받으리라는 보장이 없을 정도로 쉬운 끝내기가 아니었다.”

- 탕웨이싱 9단이 결승에만 가면 평소보다 더 큰 힘을 낸다는 얘기가 있다.
“결승 전에도 탕웨이싱 9단과 뒀는데, 내가 다 이기긴 했지만 막상 항상 쉽게 이긴 적은 없어서 (결승에서도) 거의 똑같았던 것 같다. 탕웨이싱 9단의 결승전 모두 집에서 기보로 살펴봤는데 확실히 쉽게 진 판이 없긴 했다. 그나마 김지석 사범님과 대국했을 대 제일 쉽게 무너졌다. 나도 1국처럼 장기전을 예상했기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 세계일인자이냐고 물을 때마다 아니라고 답해왔다.
“커제 9단이 세계대회 8회 우승자인데, 1회 우승자인 내가 비교되는 자체가 좀 그랬다. 그런 물음이 나오는 게 내가 평소에 잘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커제 9단도 당연히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도발도 그래서 하는 것일 게다.”



- 요즘 신진서 9단은 ‘인공지능을 좀 더 적게 보고 있고 인공지능과 승부해 볼 만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 적 있다. 자세히 얘기 좀 해 달라.
“인공지능을 신처럼 떠받드는 것을 제일 안 좋아한다. 당연히 스승이라고 봐야 하지만 지금 나는 인공을 이해하려고 한다. 떠받드려고 하면 실력의 플러스가 적게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프로기사들의 입장에서, 두점을 놓고도 포기하는 기사가 많은데, 그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두 점 이내로 좁히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 인공지능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졌나?
“막상 하루 일과를 보면 의존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공지능이 보여준 변화를) 좀 다르게 하려고 노력한다. (인공지능을) 안 보면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 인공지능은 사람이 안 둘 법한 수도 보여준다.
“그런 수까지 연구하진 않고 어느 정도 선에서 공부한다. 모든 수를 공부하기엔 바둑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하겠다.”


▲ 신진서의 대국테이블 한켠엔 노트북이 있고 화면에선 탕웨이싱이 대국석에 앉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 용성전 1국의 33수도 처음 본 수였나?
“처음 보는 수였다. 당황은 했다. 평소에 연구하면서 봤다가 까먹었을지도 모르겠다.”

- 이창호 9단은 전성기에 한판에서 자기가 크게 실수를 몇 번이나 했는지를 물어오자 세번이라고 말한 적 있다.
“(웃으며) 나는 300번은 될 것 같다. 아니 넘지 않을까.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한 거는 다섯번 정도 일 것 같다. 그것도 좀 넘는 것 같고”

- 실수했을 때 충격은 어떻게 극복하나?
“생각 안하려고 노력하지만 삼성화재배 결승 같은 경우는 그런 게 안 된다. 그냥 기분 안 좋은 상태로 둘 수밖에 없다. 국내대회 결승까지는 최대한 추슬러볼 수는 있는데 세계대회 결승은 쉽지 않다.”

- 예전에 수면시간이 8시간 이상 됐다고 했다. 지금은?
“보통 새벽1시에 잠들어서 8시간 이상 잔다. 지금도 그렇다. 많이 자두지 않으면 집중이 안 되고 성적이 떨어진다.”

▲ 우승자 신진서(왼쪽)와 목진석 국가대표팀 감독이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 꿈도 꾸나?
“세계대회 우승하는 꿈을 가끔 꿨다. (- 춘란배 우승하는 꿈이었나?) 삼성화재배 우승하는 꿈을 꿨다. 최근엔 안 꾼다. ”

- 가장 위협적인 중국기사 3명만 꼽아보면?
“커제·양딩신·구쯔하오인데, 탕웨이싱 9단만 해도 이렇게 잘 두니 그렇게 꼽는 게 별 의미 없는 것 같다.”

- 예전에 신진서 9단이 떠오를 만한 선수를 지목하면 그 선수가 점점 잘 두는 게 아니라 성적이 안 좋아지는 경우도 있었다.
“내가 꼽았던 선수 중에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기사가 거의 없는 것 같다. (- 딩하오는 어떤가?) 딩하오 선수는 아직도 위협적이긴 하다. 한국의 4위까지는 쉽게 지지 않을 기사다. 세계대회 한번은 우승할 기사다.”



- 응씨배 결승에서 만날 셰커는?
“몽백합배 결승에서 진 게 좀 타격은 있었던 것 같은데, 저에겐 응씨배에서 마주쳐야 할 기사라 언급하지 않았다.”

- 춘란배는 덤이 7집반이다. 이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했나?
“별 준비는 하지 않았다. 흑을 잡을 때 부담이 되니까 그 흑번 연구를 좀 해두긴 했다.”

- 2국이 흑번이었다. 연구된 대로 풀렸나?
“그저께나 오늘이나 다섯 수 정도를 맞혔다. 그나마 맞힌 게 있다는 데 의의를 둔다.”

- 얼핏 사람이 생각하는 신수가 없는 시대가 된 것 같은데…
“신수가 나오긴 나온다. 그러나 3시간 연구해서 꺼내도 대국에서 한 번 쓰면 다 연구가 되어버린다(웃음) 응씨배에서 내가 처음으로 사용한 수가 나왔고 갑조리그에서도 나왔지만 항상 1회용이라 가성비가 좋지 않다(웃음)”

▲ 신진서의 대국 화면.


- 신수는 언제 쓰나?
“무조건 중요한 데서 쓴다. ‘급’이 있어서 예선에서는 잘 쓰지 않고, 가장 좋은 건 세계대회에서 쓴다. (- 이번 대회에선?) 없었다.”

- 박정환 9단과 변상일 9단에게도 신수를 좀 썼나?
“잘 안 쓴다. 국내기전에서는 잘 안 쓴다. 그냥 연구한 거는 썼다.”

- 이번 결승전에서 어느 정도 실력발휘를 했나?
“80퍼센트 정도 두 판다 나온 것 같다. 내용적으로 아주 흡족하진 않지만 그렇게 까다로운 상대를 이겼다는 자체가… 그런데 결승에 관해 예전이랑 생각이 좀 달라진 게 있다. 예전에는 내용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내용이 그렇게 중요하진 않은 것 같다. 결과가 좋아야 한다.”

▲ 중국의 탕웨이싱의 결승2국 대국 모습.


- 세계대회에서 한판도 지지 않겠다는 말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대회 11연승 중이다.
“상대가 다 일류기사였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삼성화재배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삼성화재배는 32강부터 시작하지만 오늘 그제의 결승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전혀 마음을 놓지 않고 있다.”

- 승률로 보면 지난해 88%, 올해는 80%가 될까말까하다.
“작년에 박정환 선수와 변상일 선수에게 지지 않았는데…. 올해가 더 맞는 것 같고 작년이 좀 이상했다. 선수가 결승전을 치른다면 당연히 몇 판 지는 게 당연하다. 갑조리그 같은데서도 좀 지고 했지만, 세계대회에서 우승해서 좋다.”

- 커제 9단과는 최근 인터넷 대국에서 만났다. 커제는 요즘 어때 보이나?
“커제는 커제였다. 여전히 중국의 일인자다. 커제 9단이 세계의 일인자라는 소리는 좀 더 적게 들리게끔 내가 만들어내겠다.”

- 결승전 이전에 박정환·변상일 9단과 실전을 많이 치렀다.
“어떻게든 박정환·변상일 선수와 대국을 많이 한게 결과적으로 좋았다. 춘란배 준비가 되어 주었다. 중국이 삼성화재배 자국선발전을 리그로 아홉판 대국을 하도록 하게 한 것도 나 때문이었을 거 같다. 나와의 대국 준비를 시키려고 한 것 같다.”

- 세계대회에서 몇 번 정도 우승하고 싶은가?
“이세돌·이창호 사범님 기록을 넘기는 어려울 거 같다. 그 다음으로 내가 많이 우승했으면 한다. 그게 목표다. 또 커제 9단(8개)보다는 더 많이 우승하고 싶다.”



- 농심신라면배 선봉 욕심이 있나?
“없다. 선수들이 굉장히 믿음직스럽다. 사실 나는 안 나가는 것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만약 남는다면 한명 또는 두명이 남아 있을 것 같고 거기서 이겨야 한다고 보고 있다.”

- 중국 신예유망주들 보면?
“예전 같지는 않다. 내가 입단할 때 양딩신·리친청·판팅위 하면 말만 들어도 진짜 무서운 기사들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는 않다. 위쪽 기사들이 더 세져서 그런 거 같다. 투샤오위나 왕싱하오 같은 어린 기사들이 경쟁에서 밀리는 감도 있다.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좁아졌다. 선발전 자체가 세계대회 본선이나 다름없어서 기회가 없다. (감염병 때문이지만) 통합예선이 없어져서 어린 기사들이 손해를 보는 것이다.”

- 한국 신예유망주도 얘기해 보면?
“약간 중국 기사들에게 밀리는 감이 있다. 신예들의 바둑을 보면 열심히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긴 해도 신예세계대회 우승을 해본 문민종 선수가 한번 먼저 치고 올라가야 그 뒤의 신예기사들도 자극을 좀 받을 것 같다.

신예들이 열심히 인공지능으로 연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건 누구나 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만의 방법도 있어야 중국기사들을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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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정신|2021-09-17 오전 11:10:00|동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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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suh2|2021-09-16 오후 10:53:00|동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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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이번 결승에는 운이 좀 따랐던 것 같습니다. 응씨배에서 우승해야지 비로소 커제와 1인자 자리를 논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황지존|2021-09-16 오후 4:26:00|동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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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씨배 결승상대인 셰커는 결코 욱일승천인 진서의 상대가 아니다 셰커가 커제 양딩신 구쯔급도 아니고 3대떡으로 발라 버리
클레이모어|2021-09-16 오후 2:01:00|동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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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집니다. 신진서.
1국 어려운수를 탕웨이싱이 못 받은거지 왜 실수라고 묻는지 모르겠네요. 사람이 ai도 아니고 그게 실력인건데..
앞으로도 신진서 기사 승승장구 하길 바랍니다.
dentist|2021-09-16 오전 10:20:00|동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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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창호 9단대국이 상대에게 반집진 상태에서 거의 공배만 남았는데 반집패를 만들어서 역전하기 직전에 해설자가 한 말이 생각나네요. 이건 이창호9단이라고 해도 역전 불가네요. 그 말이 나오자마자 역전해서 이겼던 대국..요즘 신진서 9단에게 드는 생각이 딱 그때랑 비슷하네요. 불리한 상태에서 끝내기 들어가면 어디서 역전하려나? 하고 보게 된다는..
당항포|2021-09-16 오전 9:05:00|동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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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신진서!!!!!!!!!
잘생겼다
가까이보니 더 잘생겼다
홀땅 반하긋다!!!
세스경|2021-09-16 오전 7:45:00|동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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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사범 춘란배 우승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큰 활약 기대합니다
덕분에 베팅포인트 백억 넘겼네요 감사합니다
비익조|2021-09-16 오전 7:13:00|동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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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사들이 모두 끈적끈적하기에 탕웨이싱 9단의 끈적이는 바둑은 면역이 되었다고 하는데, 관전하기에도 예전과는 다르게
신진서9단이 조금 불리하더라도 역전시킬 것이라는 믿음을 이번 결승전에서 확실하게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youhana|2021-09-16 오전 5:55:00|동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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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9단 건강 관리도 잘 하세요.
곧 추석인데 아주 좋은 선물을 주었네요.
고맙고 고맙네요.💗💚😍🥰👍
eflight|2021-09-16 오전 2:54:00|동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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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축하한다. 사실 본인도 그랬다지만 많은 관전자들도 그렇게 졸이며 보진 않았다.
우승 인터뷰가 약간 긴 편인데 우승후에는 항상 너무 기뻐 조심하지않는 말이 나올 것을 염려해야 한다.
앞으로 많이 우승할테니 하는 기우다.
박정환도 세계대회 우승 사실상 5회이긴 하지만 그의 실력에 비해 좀 우승횟수가 작다.
당장 박정환이 커제 기록을 깼으면 좋겠다.
한국 바둑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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