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왜 허난설헌인가?
신사임당의 고장인 강릉에서 어찌하여 허난설헌을 기리는 여자바둑대회를 만들었을까.

이에 대해서는 사이버오로에서 지난 대회 때 특별히 소개한 아래 칼럼을 먼저 참고해 보시길 권한다.

○● [칼럼] 바둑시를 남긴 허난설헌, 시대를 앞서간 바둑 두는 여성이었다! ☜ 클릭



대국장에는 극적으로 남아 전하는 허난설헌의 바둑시 두 수가 양 대국자 뒤로 세워져 있다. 이 시가 허난설헌이 쓴 바둑시인지 우리 여자기사들은 알고 두는 것일까. 기자가 아는 한, 조선시대까지 통틀어 여성이 바둑시를 쓰고 오늘날 전하기로는 허난설헌이 유일하다고 알고 있다. 남존여비가 당연시 되고 여성의 한계를 절절히 느낄 수밖에 없었을 시대에 바둑을 알고 바둑시까지 지었다면 필시 상당히 진취적인 기개와 재능을 지닌 여성이었을 것이다.



遊仙詞(유선사) 42 신선계에서 놀다
玲瓏花影 覆瑤棋 영롱한 꽃그림자 바둑판을 덮었는데
日午松陰 落子遲 한낮 소나무 그늘아래에서 느긋하게 바둑 두네
溪畔白龍 新賭得 시냇가 흰 용을 내기해서 얻으니
夕陽騎出 向天池 석양에 그 용을 타고 하늘연못 향해 달려가네.



宮詞(궁사) 11 궁녀의 노래
避暑西宮 罷受朝 더위 피하여 서쪽 궁전에서 조회 마치고
曲欄初展 碧芭蕉 굽은 난간에는 파초새싹이 파랗게 펴졌네
閑隨尙藥 圍棋局 한가히 내전의원 따라가 바둑을 두었는데
賭得珠鈿 綠玉翹 구슬 새겨진 초록 옥비녀 내기해서 얻었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2023 난설헌배 전국여자바둑대회가 11월 11일 오후4시에 본선 12강 토너먼트를 시작으로 서막을 열었다.

앞서(9월 12~13일) 한국기원 소속 여자기사 33명이 출전해 이틀에 걸쳐 본선 진출 8명을 선발한 데 이어 시드 4명(전기 우승자 김은지, 랭킹시드 김채영, 오유진, 후원사 시드 김경은)이 가세해 첫날(11일) 4강까지 가렸다. 삼성화재배 출전을 목전에 둔 세계랭킹 1위 최정 9단은 불참했다.

여성으로서 바둑시를 남기기도 한 조선 중기 대문장가 허난설헌의 이름을 걸고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 강릉에서 여는 대회인만큼 선수 전원이 한복을 입고 두었다. 바둑 두는 여자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여자가 바둑을 두는 것일지도. 프로건 아마추어건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가 한복차림으로 대국하는 유일한 대회로 그림이 남다르다.

첫날 8강까지 치른 결과 오유진 9단, 김은지 7단, 조승아 6단, 김채영 8단이 4강에 올랐다. 이들은 대회 이틀째(12일) 준결, 결승을 펼치며 우승자를 가린다. 4강은 오유진 9단-김채영 9단, 김은지 7단-조승아 6단이 대결한다. 각자 20분에 40초 초읽기 5회로 겨룬다. 1회 대회에는 조승아 6단, 2회 대회에는 김은지 7단이 우승한 바 있다. 김은지 7단의 대회 2연패 여부도 관심사다.













개막식 또한 전국 아마추어 여성바둑대회를 여는 둘쨋날 연다. 대회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 피겨와 쇼트트랙 경기가 열렸던 강릉아레나다. 고대 로마에서 원형극장 한가운데에 모래를 깔아 놓은 경기장을 말하는 아레나는 올림픽을 상징하는 이름이다.







여성프로부문과 병행하게 될 전국여성바둑대축제는 단체전과 개인전으로 나누어 벌이는데, 단체전은 한국여성바둑연맹 전국 31개 지부 소속 회원 120명이 5인 1팀을 구성해 스위스리그로 순위를 가린다. 아레나 실내체육관에서 한복 맵시를 뽐내며 고운 자태로 바둑을 두는 풍경은 장관이다. 이와 별도로 강릉시민바둑대회가 함께 열린다.

강원도와 강릉시·강릉시의회·강릉시체육회가 공동후원하고 한국기원과 (사)한국여성바둑연맹이 주최·주관하는 2023 난설헌배 전국 여자바둑대회 프로부문 상금은 지난해보다 더 늘어 우승상금 2000만 원, 준우승상금은 800만 원을 준다.


※대진표 상하좌우 이동하며 볼수 있습니다.



















○● 김은지, 난설헌배 2연패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