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의 밤, 투지에 불타는 한중일 선수들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과 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이 2일 중국 칭다오(靑島) 시에 위치한 쉐라톤 칭다오 자오저우 호텔에서 개막했다.

개막식에는 후원사 박준 ㈜농심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한상열 한국기원 부총재, 창하오 중국위기협회 주석, 류창수 주칭다오 대한민국 총영사와 각국 선수단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 (박준 (주)농심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 “오늘 이 뜻깊은 자리에서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과 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의 개막을 함께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 중국 칭다오라는 상징적인 도시에서 한중일 삼국의 대표 기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칭다오는 농심이 1997년 현지 법인을 설립하여 중국과의 동반 성장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도시다. 그로부터 3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 이곳에서 바둑을 통한 문화 교류의 장이 펼쳐지는 것은 농심에게는 물론 동아시아 전체에도 매우 뜻깊은 일이라 생각한다. 최근 우리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여겼던 창작과 판단의 세계에서도 AI기술의 도전과 진보를 목격하고 있다. 기계가 빠르게 정답을 제시하는 시대에 오히려 인간의 직관, 수읽기, 그리고 한수 한수에 담긴 감각이 얼마가 귀하고 독보적인 가치인지를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은 지난 26회에 걸쳐 치열한 승부와 깊이를 담은 품격 있는 승부로 젊은 세대에게는 귀감이 되고 오랜 바둑팬들에게는 감동과 존경을 전하는 무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바둑은 단순히 승패를 겨루는 스포츠가 아니다. 그 안에는 존중과 집중, 기다림, 상대를 항한 예의처럼 지금 이 시대가 더욱 간절히 필요로 하는 가치들이 살아 쉼쉬고 있다. 이번 대회가, AI가 결코 가르쳐줄 수 없는 영역을 보여주는 뜻깊은 대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또한 한국 바둑의 열기기 깊이 각인되는 명승부의 무대가 되고, 바둑을 통해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가 연결되는 교류의 장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각국 대표선수들과 바둑 관계자 여러분, 애정의 시선으로 바둑을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 이용재 농심 국제사업부문장.
“ (- 백산수배 시니어바둑최강전을 별도로 개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농심 그룹은 도전과 혁신이라는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해 왔다. 바둑 역시 오랜 역사와 깊은 전략성을 지닌 스포츠로, 농심과 철학이 매우 닮아 있다. 특히 시니어 기사들은 긴 세월 동안 쌓은 경험과 지혜로 바둑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주는데, 농심은 그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시니어 대회를 별도로 개최하고 있다. 이 대회는 시니어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과 바둑의 전통을 조명하여 농심이 추구하는 전통과 혁신의 조화를 바둑에 더 적용하는 뜻깊은 자리라 할 수 있다”

▲ (한상열 한국기원 부총재) “한·중·일 삼국이 자존심을 걸고 겨루는 바둑 삼국지,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과 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의 개막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1999년 창설 이후로 26년간 수많은 명승부와 감동을 만들어 낸 농심신라면배는 바둑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대회 중 하나다. 국가의 명예를 걸고 무대에 오른 선수들은 언제나 최선을 다해 싸웠고, 그 땀과 노력들이 모여 오늘의 농심신라면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26회 농심신라면배에서 한국은 신진서 9단의 끝내기로 값진 5연패를 만들어냈다. 최종국까지 가는 접전 속에서 각국 선수들이 보여준 치열한 승부는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번 대회 역시 수많은 명국이 탄생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각국을 대표해 출전한 선수들이 국가를 대표해 자부심을 갖고 멋진 승부를 펼치기를 기대한다. 농심백산수배 세계시니어바둑최강전도 바둑계의 전설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기사 여러분의 건승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한중일 삼국의 바둑은 단순한 경기를 넘어 국가와 세데를 아우르는 문화적 연결고리가 되었다. 바둑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과 신뢰를 쌓아가기를 소망한다. 이번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해 주시는 농심과 대회 관계자 여러분, 중국·일본의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이어진 추첨식에서는 각국 단장의 추첨을 통해 개막전을 펼칠 국가를 결정했다. 추첨 결과 3일 벌어지는 농심신라면배 1국에서는 한국 첫 주자 이지현 9단과 중국 리친청 9단의 대결이 성사됐다. 상대전적은 이지현 9단이 1승 무패로 앞서 있다. 부전을 뽑은 일본은 후쿠오카 고타로 7단이 선발로서 2국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농심백산수배 1국은 중국 차오다위안 9단과 일본 나카노 히로나리 9단이 맞대결하며, 한국은 김영환 9단이 2국부터 출전한다.

한편 개막식에 앞서서는 농심신라면배와 농심백산수배 기자회견을 열고 각국 선수단 대표의 임전소감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 선수단 대표 신진서 9단은 “한국이 농심신라면배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부담 없이 대국에 임해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과 일본 선수 모두 강해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지만, 선수들이 함께 힘을 낸다면 한국의 우승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과 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은 3일 중국 청도 농심공장에서 열리는 1국으로 본격적인 우승 경쟁에 돌입한다.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은 3일부터 6일까지 오후 3시(한국시각) 치러지며,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은 3일부터 8일까지 오전 11시(이하 한국시간)에 대국을 펼친다.

㈜농심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의 우승 상금은 5억 원이다. 본선 3연승부터는 1000만 원의 연승 상금을 지급하며 1승을 추가할 때마다 1000만 원이 적립된다.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가 주어진다.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우승 상금은 1억 8000만 원이며, 본선 3연승 시 500만 원의 연승 상금이 지급된다. 제한 시간은 각자 40분에 초읽기 1분 1회씩이다.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출전선수 명단
한국 : 신진서ㆍ박정환ㆍ강동윤ㆍ안성준ㆍ이지현 9단
중국 : 딩하오ㆍ왕싱하오ㆍ양카이원ㆍ탄샤오ㆍ리친청 9단
일본 : 이치리키 료ㆍ이야마 유타ㆍ시바노 도라마루ㆍ쉬자위안 9단, 후쿠오카 고타로 7단

▣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출전선수 명단
한국 : 조훈현ㆍ유창혁ㆍ김종수ㆍ김영환 9단
중국 : 류샤오광ㆍ위빈ㆍ루이나이웨이ㆍ차오다위안 9단
일본 : 야마시로 히로시ㆍ요다 노리모토ㆍ고바야시 고이치ㆍ나카노 히로나리 9단

▲ 딩하오

▲ (일본 쉬자위안) “쉬자위안: “지난 10년간 일본은 농심신라면배는 우승과는 좀 거리가 있었고 한국과 중국의 우승 경쟁이 되고 있었다. 그러나 근래 일본선수들은 국가대표팀을 중심으로 생각시간 분배, 상대 선수 분석 등을 하면서 대책을 찾는 등 굉장한 노력을 해왔다. 초일류 선수들이 그득하기에 쉽지는 않겠지만 우승을 노려보고자 한다”

▲ (차오다위안) “중국·한국·일본 시니어 기사들의 종합적인 실력을 평가한다면, 중국기사들이 조금 약하다고 생각한다. 루이나이웨이 9단 한 명을 빼고는 모두 은퇴에 가까운 기사들이다. 작년에는 루이나이웨이 선수의 활약과 더불어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아마도 한국과 일본의 선수들이 좋게 배려해 주셔서 할머니급 기사를 많이 봐주신 것 같다(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올해도 우승을 하는 것은 아주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루이나이웨이 9단이 몇 판을 이기느냐에 달려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다른 기사들도 최선을 다하여 우승을 쟁취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

▲ 중국 황실의 전통 예술에서 유래한 무용 공연. 절제·균형·조화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고 한다.

▲ (창하오 중국바둑협회 주석) “우리는 칭다오에 함께 모여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과 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의 성대한 개막을 맞이했다. 이 자리를 빌려 중국바둑협회를 대표하여 한국기원과 농심, 그리고 참가 선수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뜨겁게 환영하는 바다. 농심신라면배는 1999년 상하이에서 창설 대회를 펼친 이래 최고 수준의 국가대항연승전 방식을 선보이며 수많은 바둑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고 이제는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연승 영웅의 신화를 써 내려간 기사들은 농심신라면배라는 무대를 통해 시대를 상징하는 기예와 매력을 선보여 왔다.
지난 5년간 농심신라면배의 우승컵은 모두 한국팀의 품에 안겼다. 과거 중국팀의 우승 멤버였던 저는, 한국팀이 이룬 뛰어난 성과에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 아울러, 이번 대회에서는 중국팀과 일본팀이 막강한 저력을 보여주고, 그럼으로써 더욱 예측불허의 명승부가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2023년부터는 농심의 아낌없는 후원 덕분에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이 탄생하여 이어져 오고 있다. 올해도 고바야시 고이치 9단, 조훈현 9단, 류사오광 9단과 같은 존경받는 시니어 기사들이 출전하여 변함없이 화려한 진용을 갖추었다. 이분들의 대국은 수많은 바둑팬들에게 빛나던 젊은 날의 추억과 감동을 다시금 선사할 것이다.
칭다오는 동북아 지역에서 명성이 자자한 관광 도시로, 여러 해 동안 바둑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며 다양한 대회를 유치해 왔다. 이번 농심신라면배의 성공적인 개최가 칭다오의 바둑 열기를 한층 더 뜨겁게 달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무대에서 소개되고 있는 한국선수단. 강동윤(왼쪽부터) 박정환, 안성준, 이지현, 신진서.

▲ 소개되고 있는 중국선수단. 탄샤오(왼쪽부터), 리친청, 양카이원, 딩하오, 왕싱하오.

▲ 소개되고 있는 일본 선수단. 쉬자위안, 후쿠오카 고타로.

▲ 한중일 삼국지에서 겨룰 한중일 선수단이다.

▲ (한국 신진서) “(농심신라면배에서 현재 18연승 중이다.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가?) 지금까지만 해도 굉장히 영광스럽다. 농심신라면배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걸 다 이뤘다. 아까 박준 부회장님께서 ‘바둑은 승패만이 중요한 게임이 아니다’라고 하신 말씀이 저에게도 와 닿았다. 연승뿐 아니라 명승부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국이 우승한 확률은) 50대50이라는 생각으로 임한다. 선수들이 늘 함께 연구를 하고 연습을 하기에 이런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에도 잘 호흡해서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중국 딩하오) “음, 개인적으로 자신은 있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 농심신라면배에서 한 판도 이겨보지 못했다. 이번에 세 번째 출전인데 지난 두 번은 한국의 신진서 9단에게 졌다. 바로 지난번 패배가 특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데, 올 초에 있던 그 경기가 저로선 더 성장할 수 있던 기회였는데 그걸 잡지 못해 지금도 많이 안타깝다. 올해의 목표는 우선 농심신라면배에서 첫승을 거두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연승으로 이어가서 팀에 우승을 안기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 그러기 위해 편안한 상태로 대국에 임하겠다”

▲ (일본 후쿠오카 고타로) “이렇게 오랜 역사를 가진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 근래 일본팀은 우승 경쟁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는데, 제가 조금이라도 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우선 개막 3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막전에서 3연승을 거둔다면 일본팀 전체에 아주 좋은 출발일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부전을 정할 차례. 위빈 중국국가대표팀 감독(왼쪽부터), 홍민표 한국 국가대표 감독, 쿵링원 일본 대표단장.

▲ 농심신라면배 첫판은 한국과 중국의 대결이다.

▲ (한국 조훈현) “목표는 우승이다. 우리는 유창혁 9단이 있어서 든든하다. 걱정을 하지 않는다.”

▲ (중국 차오다위안) “한국에 유창혁 9단이 있다면 중국에는 루이나이웨이 9단이 있다. 더 안심할 수 있다”

▲ (일본 고바야시 고이치) “작년에는 첫 출전을 했는데, 너무 맥없이 져 버려서… 정말이지, 저를 포함해 일본팀은 참 한심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네 명 모두 눈빛이 달라져 있다. ‘올해는 반드시 해낸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왔다. 저는 조금이라도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한판 한판 이겨나가겠다. 이상이다”

▲ 백산수배 부전 팀을 추첨하고 있다.

▲ 한국팀은 1국에 출전하지 않게 되었다.

▲ 한국 우승을 향하여!

▲ 백산수배 각국 본선 대표들.

▲ 신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