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호 8단이 크라운해태배에서 우승했다. 입단 이래 우승은 처음이다.
7일 서울 성동구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친 2023 크라운해태배 결승3번기 최종국에서 박건호가 설현준 8단에게 250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하며 종합전적 2-1로 이겼다.

박건호는 “포석 연구를 많이 했다. 설현준 선수 흑을 잡고서 양화점에 둘 때 어려움을 겪던 기억이 있다. 그것을 대비한 연구였는데 그게 어느 정도는 초반에 나왔다. 중후반에 귀에서 선수로 처리를 하면서 잘 됐다고 생각했다. 설현준 선수는 엷은 돌을 잘 추궁하는 게 강점이다. 그래서 두텁게 두려던 게 제 전략이었다. 마지막에 곤마가 생기긴 했지만 단곤마였기 때문에 타개엔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최종국 내용을 되돌아봤다.





본선을 치르면서 가장 어려웠던 대국으로는 김승구 선수와의 대국을 꼽았다. “결승도 힘든 내용이었지만 본선 1라운드에서 김승구 선수와 둔 바둑이 가장 어려웠다. 어리고 유망한 선수다. 그 친구가 잘 둔다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그 바둑에서 고전하다가 운 좋게 역전승했는데, 그게 제 컨디션이 살아나는 데 원동력이 됐다.” 고 했다.

입단 후 첫 우승을 한 데 대해선 “최종국까지 간 만큼 정말 힘들고 쉽지 않은 결승전이었다. 3국을 잘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준비한) 게 잘 나와서 만족스럽다. 내용적으로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기분이 정말 좋다.”며 “크라운해태배는 어릴 적부터 감사한 기전인데 우승 타이틀을 획득하면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여러 모로 감사한 기전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기 준우승자였던 박건호는 우승의 기쁨과 함께 9단으로 승단하는 기쁨도 누렸다. 한국기원은 '제한기전 우승 시 한 단 승단하는 한국기원 특별승단 규정을 정하고 있다. 박건호는 지난 기엔 신민준에게 져 0-2로 준우승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 신진서 9단과 전기 우승자 신민준은 출전하지 않았다.

2023 크라운해태배는 만 25세 이하(1998년 이후 출생) 프로기사 74명(남자 70명, 여자 24명)이 출전해 지난해 11월 예선을 치렀다. 예선을 통과한 28명(남자조 21명, 여자조 7명)은 전기 준우승자 박건호와 후원사 시드를 받은 박하민ㆍ김은지, 설현준과 함께 32강 토너먼트로 벌여 결승 진출자를 가렸다.

크라운해태가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23 크라운해태배는 시간누적방식으로 각자 20분에 매수 추가시간 20초를 준다. 우승상금은 3000만 원, 준우승상금은 1200만 원이다. 결승3번기는 바둑TV, 유튜브, 네이버 스포츠가 생방송하며, 사이버오로가 오로대국실에서 수순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