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여자신예 간판 김은지 5단과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이 맞대결한 ‘한·일 천재소녀 3번기’는 김은지의 우승으로 끝났다.

4일 서울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끝난 ‘한·일 천재소녀 3번기’ 2국에서 김은지가 213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하며 2-0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2국도 내내 혼전이었다. 기세와 기세가 충돌해 형세가 큰 차이로 벌어졌다가 도로 팽팽한 흐름으로 바뀌길 반복됐다. 승부는 후반에서 갈렸다. 하중앙 접전에서 이득을 본 뒤 김은지는 상중앙 대마도 위험하지 않도록 잘 정리하면서 스미레의 항서를 받아냈다.

바둑TV에서 해설한 박정상 9단은 “두 기사 모두 강공과 타협을 반복하면서 5대5 형세를 이어갔지만 승부처에서 김은지 선수의 집중력이 한 발 더 앞섰다.”고 평가했다.

김은지 “초반, 보완할 것”
국후 김은지는 “중반에 계속 안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타협이 되고 나서 좋아진 것 같다. (상대가 어리다고 했다고 해도) 사실 부담은 없었다. 워낙 잘 두는 선수로 인정하고 있었기에 재밌게 두었다.”고 했다.

가장 좋아하는 훈련으로는 사활풀기를 들면서 “저는 초반을 좀 보완해야 할 것 같다. 바둑 둘 때 평상심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항상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두려고 한다.”고 했다.

또 “1월부터 시작하는 퓨처스리그에서 잘하고 싶고 아시안게임에서도 잘 하고 싶다. 응원해 주시는 바둑팬분들께 감사하다.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미레 “한국에서 살고 싶어”
1국에서 진 뒤 눈물을 보였던 스미레는 2국에서 진 뒤엔 쾌활한 표정을 보였다.
하루 전 스미레는 어머니에게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스미레는 “한국에는 나와 나이가 비슷한 정들었던 친구들이 있다.” 고 했다. 매운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스미레는 일본에서도 어머니에게 “김치찌개가 먹고 싶다.”고 자주 말하곤 했다고 한다.

일본에도 연구회가 열리지만 길었던 코로나19 탓에 자주 취소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아버지인 나카무라 신야 9단과 주 2회 정도 바둑을 두며 연습량을 채우기도 했다고 한다.

또 스미레는 3년 만에 다시 한국에 온 느낌을 “따뜻하다.”라고 표현했다.







1일 한국에 온 스미레는 자신이 한국 유학시절 공부하던 한종진바둑도장에서 바둑연구를 하고 있다. 2일엔 친하게 지내던 정유진 프로와 대국을 했고 오후에 김치찌개를 먹었다. 6일엔 한국 국가대표팀의 허가를 받아 연구에도 참여하고 7일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김은지와 나카무라 스미레가 맞붙은 ‘한·일 천재 소녀 3번기’는 3판 2선승제 방식으로 진행됐다. 생각시간으로는 30분, 초읽기 1분 1회를 주었다.